삼성전자-네이버,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ㆍㆍㆍ포세이돈 2 테스트도 진행할 듯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차세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AI 전용 반도체 솔루션 개발은 고도의 반도체 설계/제조 기술과 함께 AI 알고리즘 개발/검증, AI 서비스 경험과 기술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각 분야 기술의 선두주자로서 이번 협력을 통해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초대규모(하이퍼스케일, Hyperscale) AI’의 성능 향상은 처리할 데이터와 연산량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이어지나, 기존 컴퓨팅 시스템으로는 성능과 효율 향상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AI 전용 반도체 솔루션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두 회사는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해 AI 기술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Computational Storage) 기술인 스마트 SSD와 고성능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내장한 HBM-PIM(Processing-in-memory), PNM(Processing-near-memory), 대용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반의 CXL(Compute Express Link) 등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메모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융복합을 통해 메모리 병목현상을 극복하고, 초대규모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한진만 부사장, 네이버 클로바 CIC 정석근 대표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운용하면서 학습이 완료된 초대규모 AI 모델에서 불필요한 파라미터를 제거하거나, 파라미터 간 가중치를 단순하게 조정하는 경량화 알고리즘을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에 최적화해 초대규모 AI의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HBM-PIM, CXL 등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확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한진만 부사장은 “네이버와 협력을 통해 초대규모 AI 시스템에서 메모리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AI 서비스 기업과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한 반도체 솔루션을 통해 PIM,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등 시장을 선도하는 차세대 메모리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클로바 CIC 정석근 대표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를 서비스하면서 확보한 지식과 노하우를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과 결합하면, 최신의 AI 기술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네이버는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기술의 외연을 더욱 확장하며 국내 AI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가 꾸준히 참여해온 OCP(Open Compute Project) 영역 활동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 10월에 열린 OCP 글로벌 서밋에서 이번 네이버와 협력한 기술들에 대해 공개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회원으로 참여해,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서버 시스템인 ‘포세이돈(Poseidon) V1’의 개방형 서버 스펙을 OCP 커뮤니티에 공개했고, ‘포세이돈 V2’의 개발도 완료해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SSD 폼펙터인 EDSFF 풀 라인업을 지원하는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인텔 4세대 제온 프로세스를 탑재하고 삼성전자의 메모리를 모두 채워 분석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하드웨어 제조는 중국 인스퍼가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2021년 스토리지 시스템 소프트웨어인 ‘포세이돈 OS’를 오픈소스로 첫 공개한 이래 꾸준히 업데이트해오고 있으며,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용 NVMe SSD의 스펙 호환성 인증을 완료하고 해당 제품들을 양산중이다.


최근엔 포세이돈 버전 2를 선보이면서 이 제품을 테스트할 고객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 메모리를 탑재해 HPC와 가상화, 다양한 연산 집약적인 시나리오에 적용해야 하는데 인터넷 서비스 분야의 네이버와 협력으로 실환경에 적용했을 때 문제점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다.


이 시장에 삼성전자가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비즈니스가 B2B 형태로 서버와 스토리지 업체들에게 메모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사업 확장까지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관련 사업을 강화하다보면 기존 협력 파트너들 시장으로 뛰어들어야 하는데 이 경우 고객들이 SK 하이닉스나 미국 마이크론으로 일부 방향을 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미국 정부의 대중국 때리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고, 반도체 동맹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를 중국 인스퍼에 맡기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인스퍼는 중국 서버 시장 1위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고객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협력은 메모리 분야로 비메모리 분야의 ARM 서버나 NPU 관련 협력은 아니다. 10여년 전부터 삼성전자 ARM 서버 영역 진출 검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제대로 된 행보를 단행해 유의미한 제품군을 선보이지는 않고 있다. 모바일 분야 엑시노스 지위도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새롭게 떠오른 ARM 서버 영역 진출은 요원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대규모 데이터의 빠른 처리와 인공지능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메모리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AWS나 중국 알리바바 클라우드, 텐센트 클라우드 등이 자국 내 ARM 서버나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테스트배드를 자처하며 자사 서비스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협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 강국 제조사들과의 협력으로 네이버 서비스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와 우의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 제조업체와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 회사의 협력이 10여 년의 시간이 흘러 이제서야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환영할 협력임은 당연해 보인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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