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서버는 클라우드 OS"…윈도우 서버 2012 R2 공식 런칭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1월 1일과 7일 두 번에 걸쳐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운영체제(Microsoft Cloud OS) 데이터센터를 혁신하다’라는 같은 주제의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두 행사는 표면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서버(Windows Server) 2012 R2와 시스템 센터(System Center) 2012 R2 공식 런칭 행사지만 세션 구성이나 참석자 면면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롭게 밀고 있는 클라우드 OS 관련 세부 요소 기술과 기능에 대한 기술 세미나의 성격을 띄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개념과 비전 소개 보다는 10년 전후 경력의 현직 IT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심도 깊은 기술 세미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PC 시대 OS 시장의 황태자 클라우드 OS를 논하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IT 벤처기업들의 비전은 단순한 경우가 많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가정에 컴퓨터 한 대씩 있는 세상이 올 것이다……” 이는 곧 현실이 되었고 오늘 날 우리는 한 명이 여러 장치를 소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달라진 세상의 변화 속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한번 OS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그 결과물이 바로 ‘클라우드 OS’이다.
Windows Server 2012가 발표될 때 처음 소개된 클라우드 OS는 당시 개념은 뚜렷한 데 기술적으로 미쳐 준비가 되지 못한 부분이 눈에 띄는, 마치 설익은 과일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R2 버전의 경우 사뭇 자신 있어 하는 눈치다. 제품 출시 행사를 기술 세미나처럼 연 것도 같은 이유에서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 첫 번째 발표를 맞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우성 부장은 “오늘 날 OS는 과거보다 개념이 확대되었고, 수행해야 하는 일도 늘었다”라며 “OS에 대한 개념을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렸듯이, OS를 오늘 날의 새로운 시대적 기준에 맞게 재정의 한 것이 바로 클라우드 OS”라며 강조했다.
클라우드 OS에 대한 자신감의 근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클라우드 OS의 개념은 어렵지 않다. 기업 고객의 전산 환경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윈도우 애저(Windows Azure),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까지 하나의 플랫폼 관점에서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요지인 즉 컴퓨팅 자원, 데이터, 서비스가 어디서 어떻게 이루어지건 기업의 눈에는 하나처럼 보이고 움직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윈도우 서버 2012 출시 때만 해도 VM웨어와 가상화 관련 부문을 강조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R2 버전을 출시하면서 클라우드 OS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언뜻 이제는 VM웨어랑 해볼만하다는 자신감과 함께 클라우드 OS를 구성하는 요소 기술에 대한 내부 검증을 나름 마쳤다는 판단 때문이다. 먼저 VM웨어에 대한 자신감의 경우 이번 발표 행사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IDC의 통계 자료를 직접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8분기 동안 20% 가까이 점유율을 늘리며 Hyper-V가 VM웨어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클라우드 OS 요소 기술에 대한 검증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두 행사의 상당 시간을 SDx(Software Defined Everything) 관련 세션에 할애하며 청중들에게 작은 부분 하나까지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상당히 긴 시간을 스토리지 가상화와 네트워크 가상화 부문에 투자를 했는데 발표 내용은 실제 마이크로소프트가 대규모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과 모든 것에 대한 가상화가 실제 어떻게 가능한 지 데모 시연으로 구성되었다. 이미 해봤고, 이렇게 하면 된 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SDx를 가상화를 넘어 클라우드를 개념짓는 핵심 키워드로 보고 있다. 그리고 SDx를 전 세계 최대 IT 서비스 제공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인프라를 실험 무대로 실제 적용을 해 보았고 효과도 보았다는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 보여 주었다. 여기서 행간의 의미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를 주목해 왔다면 이번 R2 버전 출시에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음을 감지했을 것이다.
윈도우 서버 2012가 출시된 지 채 1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서비스 팩이 발표되고 R2 버전까지 출시되었다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도 생소한 경험이다. 이처럼 짧은 시간 동안 새로운 버전을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윈도우 애저, 빙(Bing), 아웃룩닷컴(Outlook.com), 스카이프(Skype) 등 자사 서비스 인프라와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테스트 베드 삼아 다양한 실험을 해왔고 이를 곧 바로 제품화 시킬 수 있는 나름의 조건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클라우드 OS란 개념을 소개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접 클라우드 환경에서 기술과 개념을 검증하고 최적화 시킬 수 있는 기반을 가진 자사의 이점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SDx 경쟁 우위와 차별화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SDx 관련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먼저 스토리지 부문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가의 스토리지 장비가 아니라 컨트롤러가 없는 일반 디스크 어레이(JBOD; Just Bunch of Disk)로 구성된 파일 서버들을 SAN에 필적하는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1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세션을 통해 제시했다.
가상화 인프라의 최대 성능 병목으로 디스크 입출력(I/O)이 꼽혀왔다. 이런 이유로 고밀도 가상 서버에 SAN을 연결하는 것이 추천되어 왔다. 가상화는 결코 싸지 않다는 인식이 자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제는 더 이상 성능 때문에 SAN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파일 서버가 SAN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의 배경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에는 SMB가 자리하고 있다. 2012 출시 때만 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열심히 충분히 SAN을 대체할 기술 표준이라고 SMB의 가치를 알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하지만 R2 버전 발표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3,000장 정도의 디스크가 들어있는 JBOD 장비를 SMB 서버로 활용하고 RDMA(Remote Direct Memory Access)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카드가 꼽힌 서버와의 통신에서 IOPS 성능을 측정한 결과를 보여준 데모를 통해 참석자들은 FC SAN 연결에 필적하는 결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윈도우 서버 2012 R2에서 소개된 스토리지 스페이스(Storage Space) 기능으로 씬 프로비져닝, 스토리지 티어링에 대한 시연을 하자 청중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스토리지 가상화에 대한 큰 틀을 이해할 수 있었다. 데모 중간 중간 잊지 않고 발표자는 소개하는 기술이 이미 현장에서 검증되었고, 실제 쓰이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경쟁사인 VM웨어가 유사한 컨셉으로 제시하는 vSAN이 현재 베타 상태인데 비해 현장에서 쓰이는 기술이란 차이를 넌지시 주지 시킨 것이다.
한편 네트워크 가상화 세션 역시 스토리지와 마찬 가지로 데모 중심으로 세션이 진행되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OSI 7 계층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오늘 날 기업들이 직면한 조직 운영의 현실을 엿볼 수 있었다.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는 각각 서로 관리 경계가 명확하다. 관리 인력들의 지식과 노하우 역시 구분이 확실히 되고 조직 역시 이에 맞추어 짜여 있다. 이런 이유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약간 만 벗어나도 대략적인 것을 알겠는데 딱히 물어보면 답을 못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네트워크 가상화 역시 SDN이나 OpenFlow 등 들어보면 IT 전문가라면 대략 뭔지는 안다. 하지만 네트워크 전문가가 아닌 일반적인 서버 관리자라면 네트워크 계층 별 구분과 역할 그리고 가상화 인프라가 커질수록 가상 스위치의 역할이 왜 중요해지는 지 그리고 가상 네트워크가 멀티 테넌트 구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 조금만 자세히 물어봐도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거꾸로 네트워크 전문가는 망 쪽 지식은 많지만 서버 쪽 설정이라던가 구성을 자세히 물으면 운영체제 관련 지식에서 막히는 것이 많다. 네트워크 가상화 세션에서 발표자가 네트워크에 대한 기본 개념 설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이유다. 청중 대부분이 클라우드 OS에 대해 관심 많은 시스템 관리자란 점을 고려해 네트워크에 대한 기본 개념에 대한 설명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기본에 대한 설명을 마치자마자 발표자는 윈도우 서버 2012 R2의 가상 스위치 기능이 어떻게 물리적 스위치와 인프라와 연결되는 지 그리고 이를 통해 네트워크 스위치와 라우터 설정 변경 없이 호스트 간 가상 머신의 이동 등이 가능한지에 대한 데모를 시연하였다.
SDx 관련 모든 세션의 기저에 깔린 메시지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표준을 지향하고 범용 하드웨어를 적극 활용해 클라우드 컴퓨팅의 본질에 접근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곧 클라우드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아니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운영 효율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대규모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 솔루션을 만들어 가려 한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대규모 서비스 사업자들이 추구하는 IT 투자에 대한 경제학이 보편화 되는 것인가? 현재 클라우드 OS 관련 전략적 움직임에 미루어 볼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대규모 사업자로써 갖는 이점을 충분히 살려 나갈 것이고 VM웨어, 시트릭스 등 경쟁 업체는 이를 어떻게 공략할 지를 새로운 숙제로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Windows Azure Pack 과연 그 파급 효과는?
이번 행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주제는 바로 윈도우 애저 팩(Windows Azure Pack)이었다. 흔히 시장에서는 가상화와 클라우드 관련해 기술은 있는 데 사람이 없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툴들은 점점 정밀해 지고 완성도가 높아지는 데 이를 다룰 수 있는 경험 많은 전문 인력이 충분치 않다는 소리다. 윈도우 애저 팩은 이런 고민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답이다. 이 팩은 한 마디로 윈도우 애저 그 자체다. 다만 공용 클라우드가 아니라 패키지 솔루션처럼 들여와 자사 데이터센터 환경에 적용해 쓰는 것이란 차이가 있다. 윈도우 서버와 시스템 센터를 가지고 자사 환경에 최적화 된 클라우드를 꾸려 가는 것이 정답이지만 인력, 시간 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바로 들여와 쓸 수 있도록 해 클라우드의 문턱을 중소중견기업까지 낮추어 놓았다는 점에서 이 팩의 출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데모 시연을 통해 윈도우 애저와와 똑같은 화면 상에서 자원을 배포하고, 웹 사이트나 가상 머신 관련 플랫폼 조합을 갤러리에서 선택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