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가 IoT 시대, 연결의 구심점이 될 것 같은 이 느낌…. 다 챗봇 때문이야!
메신저는 사업성 좋은 플랫폼이다. 닷컴 버블 시기부터 메신저는 주목받는 주제였다. 하지만 복병이 등장했다. 소셜 미디어의 화려한 등장은 메신저를 소통의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최근 메신저가 화려한 부활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챗봇(Chat Bot)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메신저의 시장 잠재력과 파괴력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앱 다운로드만 놓고 보면 이미 메신저가 소셜을 눌렀다. 느낌에 메신저 앱이 너무 무거워서 다들 지우고 브라우저로 봐서 그런건 아닌가 싶긴 하지만 숫자에서 앞선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 챗봇이 대중화되면 이 격차는 더 커질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구심점
챗봇은 메신저가 새로운 연결의 구심점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ICQ, MSN 메신저, 네이트온 등 2000년대 초중반에 인기를 끈 메신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다. 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연결된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는 우리 인간의 본성과 잘 맞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메신저는 연결의 대상을 사물로 확대했다. 당시 유비쿼터스라는 말이 유행하며, 오늘날 말하는 사물인터넷(IoT)의 개념이 잡혀가고 있었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메신저는 인터넷에 연결 가능한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기기나 기타 사물을 원격 조작하는 도구였다. 메시지로 명령을 보내면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이 동작하는 것인데, 최근에 LG전자가 라인 메신저를 이용해 가전 기기를 제어하는 홈챗 서비스와 같은 접근이라 보면 된다.
챗봇은 사람, 사물에 서비스 연결 매개체
2016년 현재 메신저는 새로운 연결을 향하고 있다. 바로 서비스다. 앱의 시대는 가고 봇의 시대가 온다는 말의 배경에는 바로 새로운 연결에 대한 예상이 깔렸다.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던 시절 메신저는 단방향 통신이었다. 반면에 챗봇이 지향하는 사람, 사물과 서비스 간 연결은 양방향 통신이다. 똑똑한 로봇이 메신저 세상에서 사람과 사물과 상호작용을 한다. 내 질문에 답을 하고, 내가 묻기 전에 원하는 것을 알려주고, 사물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조처를 하고, 사물을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등의 일이 챗봇의 역할이다. 이게 가능한 것은 ‘학습’에 있다. 기계가 학습한다는 것은 엄청난 데이터를 가지고 지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엄청난 데이터는 누군가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아니다. 기계는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데이터를 쌓고, 이를 가지고 학습을 한다. 챗봇이 파괴적 기술이 될 것이라 보는 이유다. 더 많은 사람이 쓸수록, 더 많은 서비스가 붙을수록 챗봇은 똑똑해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봇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고, 페이스북이 API 공개하는 등 경쟁하듯이 개발자와 서비스 기업을 끌어 앉으려 하는 이유도 결국 더 많은 사람과, 더 다양한 서비스가 모일수록 봇의 진화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앱과 봇은 결국 수단의 차이
최근 시장을 주름잡는 젊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2010년 모바일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타고 창업했다는 것이다. 모바일과 앱의 뒤를 잇는 기회는? 사실 답은 다 나와 있다. 사물인터넷이 5G 통신을 만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장의 넉넉한 품이 눈에 보일 것이다. 챗봇은 수단이지 비즈니스 그 자체는 아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앱이란 구체적인 수단으로 실현했던 이들의 눈에 봇은 자기 생각과 서비스에 대한 또 다른 표현 양식이다. 하지만 분명 예의 주시해야 할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챗봇 소식만 전하는 미디어들이 해외에서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국내에서도 누군가 소식 전달자로 나서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