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3명의 청년, 영림원소프트랩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 글로벌 협력의 현장을 가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을 연결하는 IT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것은 두 나라의 협력을 증진시키고 젊은 세대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파루흐 : Kharov Farukh) 저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 관련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이다나 Ruslanbekova Aidana) 한국에서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해, 현대적이고 편리한 디자인과 기술적으로 편의성 높은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메디나 Matkerimova Medina) "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20일 오후 4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국산 ERP 기업 영림원소프트랩 한 회의실에서 키르기즈스탄에서 온 학생 3명을 만났다. 세 명의 학생 ― Kharov Farukh(파루흐), Ruslanbekova Aidana(아이다나), Matkerimova Medina(메디나) ― 은 제주도를 거쳐 서울 영림원소프트랩에 와서 앱 개발 실습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다. 파루흐와 아이다나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고 메디나는 웹 디자이너다.
세 학생은 이구동성으로 "제주도의 바다는 너무나 환상적이고 아름다웠어요"라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키르기즈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하나로 내륙 국가라 바다가 없다. 대신 제주도보다 4배 정도 큰 '이스쿨'이라는 호수가 있다. 기자도 한번 다녀왔는데 보는 순간 영혼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깨끗하고 맑다.
한국말은 서툴렀지만 자신들의 생각을 잘 전달하기 위해 수줍게 말을 꺼냈다. 20살, 18살, 18살의 이국의 청년들이었다. 소통의 여의치 않을 때는 구글 번역기를 열어 한글로 치고 러시아어로 변환하고 이를 음성 모드로 들려줬다. 세명의 학생들도 반대로 했는데 한글로 들려주지 않고 한글로 읽어줬다. 인공지능 시대 언어의 장벽이 없어지고 있다는 걸 체험한 순간이기도 했다.

2025년 8월 11일, 15명의 키르기스스탄 대학생들이 한국을 찾았다. 교육부는 2025년 7월 28일(월)부터 2026년 1월 30일(금)까지 국제협력 선도대학 사업의 ‘취업 연계 초청 프로그램’ 현장 실습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대학과 개도국 대학 간 협력을 통한 ‘취업 연계 초청 프로그램’ 으로 7개 대학에서 필리핀·캄보디아·베트남·키르기스스탄 등 출신 대학생 74명 초청해, 국내 기업탐방과 산업체 현장 실습 기회 제공한다.

기자는 이들 중 키르기즈스탄에서 온 학생들을 만났다.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인하공업전문대학 국제협력선도사업단이 주최·주관한 KKC(Kyrgyz-Korean College) 대학생 현장실습 프로그램은 제주도 집체교육과 국내 기업 인턴십으로 짜인 2주 코스였다. 단순한 연수가 아닌, 현장에서 개발하고, 시험을 치르고, 발표까지 하는 살아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집체교육 (제주도, 총 5일)
- 3일간 영림원소프트랩의 로우코드 앱 개발 플랫폼 '플렉스튜디오(Flextudio)'를 활용한 앱 개발 기본기를 교육
- 이어서 2일간 팀 프로젝트 수행
체험형 인턴 과정 (국내 4개 기업 연계, 총 5일)
- 각 기업에 위탁하여 주로 앱 개발 관련 인턴십 진행
- 학생들은 팀별로 나뉘어 실제 기업 환경에서 체험형 인턴 과정 수행
영림원소프트랩은 이 세 명의 학생을 맡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육 방식은 개인별 앱 개발 과정 설계, 중간 과제 및 제출물 검토, 마지막 날 프로젝트 시연 발표와 평가까지 포함되었다. 평가 방식으로는 플렉스튜디오 이론 시험, 그리고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 SQL 코딩 시험을 치러 종합적으로 확인했다. 인터뷰 다음날이 성과물 발표였는데 그 자리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로우코드 플랫폼 '플렉스튜디어'와 첫 만남
세 학생의 눈에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건 로우코드 앱 개발 플랫폼 플렉스튜디오(Flextudio)였다. 2021년 개발된 플렉스튜디오는 기업에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로우코드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으로써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강력한 기능을 통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기업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게 한다.
기업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레거시 시스템이나 DB를 플렉스튜디오에 연결해 실제 업무환경에 필요한 데이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다. 플렉스튜디오는 기업의 생산, 영업, 인사, 총무 등의 업무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웹/앱 형태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기여한다.

파루흐는 “실제 도구로 앱을 만드는 과정이 즐겁고 유익했습니다”라며 “앞으로 더 복잡한 프로젝트에도 도전할 자신감을 얻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다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던 게 값졌습니다”라며, "이번 경험이 학습 동기와 진로 확신을 동시에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웹 디자이너인 메디나는 디자인 감각을 살려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라며, "팀워크와 창의적 해결 능력이 강화된 경험이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세 학생은 각자 만들고 싶은 게 서로 달랐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파루흐는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을 연결하는 IT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했고, 아이다나는 학생을 위한 교육 플랫폼에 관심이 있었다. 메디나는 일상 속에서 편리하게 쓰일 수 있는 디자인 중심 서비스를 기획중이다. 아이다나는 이미 인하공전에서 1년간 학교를 다니고 키르기즈스탄 본국으로 돌아갔고 디자이너인 메디나는 2026년에 인하공전에 다닐거라고 말했다. 무척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실습 프로젝트 주제도 실제 문제 해결에 닿아 있었다. 구글맵 API 기반 앱, 병원 예약 시스템, 소셜 네트워크형 앱 등은 한국 대학생들의 과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키르기즈스탄에서는 구글맵을 많이 사용하고 메신저는 왓츠앱이 대세다. 병원 예약 시스템의 경우 키르기즈 현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민을 해결해보고 싶다고 한 점이 눈에 띄었다.
멘토로 참여한 김태수 영림원소프트랩 미래가치실현본부 고객가치교육 담당은 "처음 준비 단계에서는 변수가 많아 막막했지만, 교육자료와 일정을 하나씩 기획하면서 저에게도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라고 전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의 대응력도 키울 수 있었고, 언어 장벽에 대한 걱정도 학생들의 배려심과 성실함 덕분에 빠르게 해소되었습니다"라고 웃었다.
그는 또 "학생들은 매우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고, 오히려 저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나라도 더 얻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학생들이 그 마음을 이해해주어 뿌듯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혼자서는 버거웠겠지만, 대외협력실 팀원분들이 아낌없이 지원해준 덕에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라며 직장인으로서의 면모도 보여줬다.
김태수 교육 담당은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올해 안에 키르기즈스탄을 방문해 다시 학생들과 만날 계획이다.
개발 프로그램 이외에 학생들은 인터뷰 당일 오전 서울 강남에 위치한 코엑스에서 열린 Smart Work 행사에 참가해 영림원소프트랩 부스도 둘러봤다. IT 기업의 부스를 직접 체험하며 글로벌 시장과 한국 기술 현장을 동시에 목격한 경험은 책이나 온라인 강의로는 대체할 수 없는 현장학습의 힘을 보여줬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교육 과정을 넘어 글로벌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한국 IT 생태계를 직접 체험하고 실무 기반 과제 수행해 글로벌 협력 감각 올리는데 주력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학생들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짧은 2주였다. 그러나 이 시간은, 학생들에게는 물론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미래를 보여준 순간이었다.
다음은 학생 인터뷰와 소감들

- Kharov Farukh (파루흐)
- Ruslanbekova Aidana (아이다나)
- Matkerimova Medina (메디나)
1.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 Farukh(파루흐) : 04년생(20살)이고, 올해 KKC 졸업한 학생이며, 데브옵스 엔지니어를 꿈꾸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와 IT분야에 큰 관심이 있습니다.
- Aidana(아이다나) : 06년생(18살)이고, 현재 KKC 대학을 졸업 후 인하공업전문대학으로 와서 컴퓨터과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 Medina(메디나) : 06년생(18살)이고, 비슈케크에 있는 Kyrgyz-Korean College, 이하 KKC 대학을 졸업했고, 내년부터 인하공업전문대학에 와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피그마로 디자인하고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2.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 Farukh(파루흐) :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Flextudio를 배우고 실제로 도구를 사용해 개발하는 경험이 매우 즐겁고 유익했습니다.
- Aidana(아이다나) : 이번 행사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 Medina(메디나) :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팀워크를 배우고, 새로운 디자인 도구를 활용하며,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는 법을 익혔습니다. 이 경험은 저의 시야를 넓혀주었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3. 앞으로 공부해 나갈 상황에서 이번 체험이 어떤 도움과 도전을 주고 있나요?
- Farukh(파루흐) : 기본적인 Flextduio 지식을 얻었고, 앞으로 더 복잡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Aidana(아이다나) : 저에게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주었고, 앞으로 더 도전적으로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Medina(메디나) : 저에게 자신감을 주었고, 계속 배우고 싶다는 열정을 키워줬습니다. 또한 제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것이 앞으로의 대학 공부에 있어 좋은 동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4. 향후 만들고 싶은 서비스와 그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 Farukh(파루흐) : 앞으로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을 연결하는 IT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것은 두 나라의 협력을 증진시키고 젊은 세대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 Aidana(아이다나) : 앞으로 학생들을 위한 교육 관련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싶기 때문입니다.
- Medina(메디나) : 한국에서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해, 현대적이고 편리한 디자인과 기술적으로 편의성 높은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