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 스타트업, 모럴 해저드?

“과잉 투자로 자본금을 쌓아놓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면서 창업투자의 활발한 열기에 찬 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A사는 신개념 모바일 커머스 아이템으로 약 2년간의 개발비와 운영비로 몇십억원을 투자받고 10개월도 안되어 한번에 10억원을 쓰는 행사를 개최했다. 10억원 행사면 초대형 가수의 기획콘서트나 대형 뮤지컬을 한 달 공연할 규모의 예산이다.

그런데 더 의아한 것은 이 회사가 패션쇼 행사를 왜 했는 지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점. A사의 주요 사업 아이템과는 관련도 없는 행사를 무슨 의도로 개최했느냐는 의문이 파다하다.
당시 현장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몇 백명 정도 관객이 모였고 그냥 아이돌 구경하러 온 젊은이들이 많았다”며 “회사의 제품 발표도 없는데 왜 스타트업이 이런 돈을 쓰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당시 내부직원도 “사업과 많이 관련 없는 이 행사를 준비하느라 몇 달 손 놓고 있었던 것 같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파장이 커지자 올해 회사는 내사에 착수했고, 당시 행사 책임자였던 이 회사 임원이 한 대행사와 9억원 가량의 계약을 내부 절차 없이 체결했다는 사실을 포착했고, 곧 갚는다며 회사로부터 대여금 5억을 빌려가 아직까지 갚고 있지 않은 사실도 파악했다.
A회사는 급히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해당 임원을 지난 달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하여 검찰이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더욱이 개인 투자금으로 운용되는 투자조합이 투자한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집행의 목적과 투명성 등을 감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아 개인 투자자들이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러한 부분은 투자조합들이 실제 스타트업의 육성과 지원보다는 투자실적만을 내세우는 다소 밀어붙이기 식의 창업 정책 강행에 자칫 방해로 작용할까 노심초사하면서 투자 이후의 자본 운용에 느슨한 관리를 한 것도 문제점을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적자기업인 스타트업이 TV 광고, 대형 옥외 광고 등에서 자주 눈에 띄는 것도 불합리하단 지적이 많다.

이 소식에 업계 관계자들은 밤새워 기술개발 등에 투자되야 할 자본금이 몇 소수에 의해 이런 식의 무분별한 마케팅 파티에 사용된 데 대해 한마디로 황당하다 입을 모은다.
그러나 한편으론 최근 스타트업계에의 투자 열기로 잘나가는 회사마다 소위 “자본을 쌓아 놓다보니” 일부 모럴 헤저드는 예견된 것이라는 식의 의견도 있다.
젊고 혈기 있으나 안정되고 장기적이지 못한 스타트업의 경영자들은 당연히 자본 운용도 스타트업일 수 밖에 없다.
경험이 없다보니 피땀 흘리는 사무실보다 화려한 조명의 유혹이 심하고 투자금이 얼마나 무서운 부메랑인지 자본시장의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
전 세계적 흐름 중 하나인 창업의 열기를 이어가고 성과를 거두려면 벤처 업계의 자본 운용 감시 시스템 정착과 스타트업 내부의 각성과 노력이 중요하다.

<테크수다 Techs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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