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미래, 협력이 핵심"···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리는 AI 생태계의 청사진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SK AI 서밋 2024 행사가 열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서는 어느 한 기업의 독자적인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글로벌 기업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의 기조연설을 클로드 3.5 소넷을 통해 정리했다.
폭발적인 관심 속 개최된 SK AI 서밋
"등록이 시작되자마자 10분 만에 마감됐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행사 시작과 함께 이 대목을 특별히 언급했다. 현장에는 3,000명 이상이 자리를 채웠고, 온라인으로는 17,000명 이상이 실시간 시청했다. AI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번 서밋의 슬로건은 "AI Together, AI Tomorrow". 최 회장은 이 슬로건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며 AI 시대의 본질적 과제를 짚었다.
"AI는 두 가지 이유로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첫째, AI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죠.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탐색이 필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둘째, AI는 우리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참여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AI 시대의 3대 과제와 해결 방안
최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AI 발전의 세 가지 주요 병목 현상(bottleneck)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SK그룹의 전략을 제시했다.
1. AI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현재 AI 분야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수익 모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최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을 "좋은 예시이긴 하지만, 아직 완전한 모델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여전히 킬러 유스케이스(killer use-case)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이다.
SK그룹은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력해 'Telco LL'이라는 B2B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개인화 AI 에이전트 'A.'도 실험하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 통신사들과 함께 AI 콜센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통신사를 위한 B2B AI 솔루션을 'Telco LL'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죠. 또한 'A.'라는 개인화된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실험도 진행 중입니다."
2. AI 가속기와 반도체 공급 문제
AI 발전의 두 번째 병목은 하드웨어다. 특히 엔비디아의 GPU 공급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우위는 여전히 확고하다.
최 회장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이유를 설명하며, SK하이닉스의 역할을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매년 새롭고 더 나은 버전의 칩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A100에서 H100, 그리고 이제 Blackwell GB200까지, 각각의 새로운 GPU는 더 많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요로 합니다. SK하이닉스가 바빠지는 이유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K하이닉스, 엔비디아, TSMC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공급 일정을 6개월이나 단축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의 일화를 공개하며 이 과정의 긴박감을 전했다. "마지막 미팅에서 HBM 공급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는데, 젠슨이 '얼마나 당길 수 있냐'고 물었죠. '6개월'이라고 하더군요. 광효중 사장의 얼굴을 보며 '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그는 '시도해보겠다'고 했습니다."
TSMC의 CC 웨이 회장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3사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D 실리콘 스태킹과 첨단 패키징 혁신을 통해 이기종 통합의 잠재력을 발휘하여 시스템 수준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하나의 칩에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는 미래가 곧 현실이 될 것입니다."
3.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문제
세 번째 병목은 에너지다.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 회장은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단일 LLM을 완벽하게 학습시키는 데에만 약 10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1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데 400-500억 달러가 듭니다. 앞으로 LLM 학습을 위해 최소 50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K그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접근법을 제시했다:
칩 레벨 발열 제어
- 저전력 반도체 개발
- 액체냉각 기술 도입
- 신소재 연구
신재생 에너지 활용
- 수소 에너지 전환
- 분산형 전력공급 솔루션
- 가스터빈 발전과 탄소포집 결합
차세대 원자력 기술
- Bill Gates 재단의 TerraPower와 협력
-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 방사성 폐기물 최소화 기술 연구
물론 데이터와 프라이버시 이슈도 병목 현상이 될 수 있고 이를 잘 해결하기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파트너십의 확장
이날 서밋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의 영상 메시지도 공개됐다. 나델라 CEO는 SK그룹과의 협력 성과를 강조했다.
"SK텔레콤과 진행 중인 Microsoft Fabric 기반 데이터 혁신, A. 개발 협력 등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전 세계에서 강력한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최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이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특히 탄소중립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선도적 접근법에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을 넘어, 과거에 배출한 모든 탄소까지 상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큰 영감이 되었죠."
AI의 미래와 SK그룹의 역할
최 회장은 연설 말미에 SK그룹의 독특한 포지션을 강조했다. "SK그룹은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서비스 개발, 비즈니스 모델 창출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기여하고자 합니다."
특히 한국의 AI 생태계 발전에 대한 의지도 표명했다. "한국은 이미 인터넷 시대를 선도했습니다. AI 시대에도 이러한 역할을 이어갈 것입니다. SK그룹은 AI 생태계 내에서 이를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결론: AI 혁신의 새로운 지평
SK AI 서밋 2024는 단순한 기술 컨퍼런스를 넘어, AI 시대의 본질적 과제와 해결 방안을 제시한 자리였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협력'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제시됐다.
SK그룹이 제시한 비전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 글로벌 협력을 통한 AI 생태계 구축
- 지속가능한 AI 인프라 확보
- 실질적 비즈니스 가치 창출
이는 AI 시대의 세 가지 핵심 과제인 비즈니스 모델 발굴, 하드웨어 공급, 에너지 문제와 정확히 대응된다. SK그룹은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 회장의 말처럼, "AI는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이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SK AI 서밋 2024는 그 첫걸음을 내딛는 자리였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