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 현대기아차 모빌리티 변신의 조력자는 SAP ‘클라우드 ERP’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현대기아자동차는 2025년까지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 차세대 클라우드 기반 전사적자원관리(ERP)가 있습니다.”





권동복 현대기아자동차 엔터프라이즈IT사업부 상무는 프로세스 혁신(PI)이 가미된 클라우드 기반 ERP 프로젝트에 대해 이렇게 의미를 부여했다. 올 초 현대기아차는 SAP 클라우드 엔진을 달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선도할 고객 지향적 프로세스 혁신에 시동을 건다고 밝혔다. 이 발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권동복 상무가 관련 세미나에서 밝힌 대목이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50여 개의 생산 판매 법인을 운영하면서 연간 730만대 이상의 완성차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글로벌 톱 5 완성차 업체다. 2018년에는 730만 대 정도 판매를 했고, 올해는 760만대를 계획하고 있다. 150조원 매출에 17만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렇다면 2025년까지 현대기아차에 무슨 의미가 있는 해일까. 올 초 현대차그룹은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기계 엔진 중심의 자동차 제조와 판매하는 전통적인 사업 뿐아니라 전기와 수소를 활용한 친환경과 이동형 기기를 월정액 기반을 받고 서비스로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염두에 둔 선언이었다.





그 선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전동화 44개 모델, 연간 167만대 판매를 통해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이끌고, 또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또 2021년에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범 운영 등 독자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모델도 구축한다.









권동북 상무는 이런 여정을 현대기아차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강조하면서 대략 4가지 영역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첫번째는 고객이다. 그는 변화의 중심엔 고객이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 대한 생각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또 한편 너무나 간과하기 쉽다.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판매회사에서 모빌리티 회사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바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기 위해서다.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바탕으로 스마트 팩토리 같은 제조 공정까지 모두 해당된다.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고객 이해를 위해 중요한 건 ‘데이터’다. 이것이 두번째 키워드다. 격변하는 시장 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의 증대로 인해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는 더욱 중요해졌다. 각 사업부별 장벽 때문에 유연성이 떨어지는 걸 해결하는 수단도 데이터다.





권동복 상무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되는 데이터를 준비하고 연결하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이 ERP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차세대 ERP 추진 전략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부는 아닐지라도 가장 중요한 수단인 것은 분명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도입하는 SAP 플랫폼은 ‘SAP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SAP HANA Enterprise Cloud, 이하 SAP HEC)다. SAP HEC은 인메모리 DBMS 기반의 ERP 플랫폼으로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바로 치리하기 때문에 처리와 분석, 그리고 실시간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측면에서 유리하다. 권 상무는 도입 후 결산이 7일에서 3일 안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 현대기아차는 2003년부터 ERP를 도입해 2005년 미국 현대 알라바마 공장 오픈하면서 롤 아웃방식(일부 모듈을 구현한 후 이후 다른 모듈을 계속적으로 도입)으로 전세계 공장으로 확대해 왔다. 2008년 현대 본사, 2009년 기아자동차 본사에 적용 후 가장 최근엔 지난 7월 기아 인도공장에 적용했다.









50여개의 생산 법인의 경우 규모를 감안해 독립적인 온프레미스로 구축했다. 판매 부문은 규모가 상대적을 작아서 지역별로 구성되어 있다. 글로벌 법인별로 25개 독립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다.





표준화 전개를 위해 표준 탬플릿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지역적 특성은 커스터마이징을 했다. 글로벌 BI를 통해 생산, 판매, 회계 등 실적 데이터와 리포팅 데이터를 본사에서 모두 모니터링하면서 거버넌스하고 있다. 시스템 운용은 각 현지별로 독립 인력들이 맡고 있으며 본사 표준화 팀에서 글로벌 가이드를 주고 관리하고 있다.





이런 인프라를 새롭게 정비해야 될 사항이 발생했다. 2005년부터 현대기아차는 양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했고 이에 대해 잘 대응해 왔지만 외부의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이를 지원해야할 시스템의 한계가 조금씩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 기관 중심의 고품질 대량 생산에 중점을 뒀다. 당연히 표준화와 공급자 중심이었다. 앞서 운영한 시스템도 그래서 온프레미스 방식의 표준화 기반에 지역별 특화 설계를 허용하고, 법인간 독립 운영 체계였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다. 개인화의 요구는 더욱 늘었고, 친환경 차에 대한 수요는 새로운 시장의 기회로 다가왔다. 집과 호텔, 택시의 공유 서비스는 이제 완성차 업체까지 영향을 미친다. 모빌리티 회사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기회를 잃는다. 거기에 자유무역 기조가 쇠퇴하고 통상 압력과 보호무역 등 경영상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시대다. 표준화를 시키고 일정 부분 커스터마이징을 했지만 이제는 이를 각 공장별로 나눠놔서는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공장간 최적화가 필요해졌다. 의사결정 관점에서도 정확하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데이터 수집, 분석, 재편집하는데 너무나 오래 걸린다. 시스템을 각 생산법인 공장별로 구축하려고 해도 시일이 만만치 않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기아차가 선택한 게 바로 글로벌 싱글인스턴스(GSI) 기반의 클라우드 ERP다.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해 인메모리 기반의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 환경이 필요했고 신속한 구축과 데이터의 취합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이어야 했다. 권동복 상무는 “간단한 의사결정이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SAP를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쉽게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겁니다. 앞으로 6년 이상 여정이 필요한 무척 중요한 의사결정이었습니다”라고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3단계로 나눠 SAP HEC을 도입한다. 우선 HEC 기반 SoH(Suite on HANA) ERP인 ECC 6.0을 그룹내 데이터센터에 구축해 국내 공장 위주로 구현은 한다. 또 전세계 공장들은 프로세스 혁신(PI)를 기반으로 GSI S/4 HANA로 엮는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렵고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GSI의 경우 경영 혁신을 통한 전체 업무 프로세스 표준화와 글로벌 운영 거점 통합 글로벌 오퍼레이션 체계 구축이 목표다. 전개 방식은 롤아웃방식으로 신공장에 우선적용한 후 향후 공장에 롤인한다. 올해 관련 검증 작업(PoC)를 진행하고 있으면 2020년에 본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혁신 솔루션을 적용해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 구현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매와 인사, 고객 경험 솔루션들을 접목, 시스템을 통합해 자동화, 최적화를 넘어 실시간 데이터 기반 고객 지향적인 의사결정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권동복 상무는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300억원의 비용 절감과 연결 회계 결산 7일에서 3일 단축, 글로벌 시스템 운용의 신속성 확보 등의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변화의 중심에 차세대 ERP가 있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변화의 방향성을 비추는 ‘데이터’라는 엔진에서 동력이 발생하면 그 동력을 연구개발 디지털화와 스마트팩토리라는 두 바퀴에 전달해서 실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자동차’가 앞으로 전진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의 모빌리티 회사로의 변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테크수다 Techsu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