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hat Summit 2019] ③ 짐 화이트허스트 CEO, "당신의 가능성을 확장하라"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혁신하고 이를 통해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의 팀과 조직과 함께 협업하고 있습니다. 애자일(Agile)과 데브옵스( DevOps)를 활용하는 이유입니다. 오늘 키노트에서 레드햇이 고객과 파트너들과 함께 단순한 프로세스 혁신을 넘어서 어떻게 일하고 서로 협업하고 혁신을 하고 있는 지 그 사례들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레드햇은 지난 22년 동안 이러한 오픈 소스방식의 혁신에 기여해 왔습니다."
짐 화이트허스트(Jim Whitehurst) 레드햇 CEO는 “당신의 가능성을 확장하라 (Expand your possibility)”라는 주제의 키노츠 서막을 이렇게 올렸다. 레드햇 스스로가 운영체제 지원 기업에서 클라우드 시대를 열고 있는 리더로 변모했다. 그만큼 이번 키노츠의 주제는 오픈소스 진영 전체가 세상을 변화시켰고, 또 앞으로도 이런 도전을 멈추지 않고 오픈소스 정신과 문화를 현실 세계 곳곳에 확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등장하자 8천여 참석자들은 환호로 그를 반겼다.
레드햇 서밋 2019 (Redhat Summit 2019) 축제가 미국 동부 보스톤에서 3박 4일간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5년만에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버전 8 을 출시했고, 오픈시프트 클라우드 플랫폼 4도 선보였다. 컨테이너 관리와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구현과 손쉬운 운영에 방점을 뒀다.
이번 행사는 예년에 비해 남다르다.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 IBM CEO가 첫 초대 손님으로 나와 화이트허스트 대표와 좌담을 했다. IBM CEO의 등장은 예견 가능한 일이다. IBM은 2018년 8월 20여 년간의 파트너십을 이어오던 레드햇을 340억 달러 (한화 약 39조원)을 들여 인수했다.
오픈 소스 진영에서는 하나의 독립된 회사가 아닌 독립된 '사업 부서'로서의 레드햇이 과연 IBM의 우산 아래서 기존의 오픈 정신과 문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의 눈길을 보냈고 확실한 입장을 미디어가 아니라 IBM의 수장의 입에서 확인하고 싶어했다.
그는 IBM의 오픈소스 관련 역사부터 풀어놨다. 레드햇이 등장한 90년 대 이미 IBM은 레드햇과 협력하기 시작하면서 이클립스, 하이퍼레저(블럭체인) 등과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부터 IBM과 레드햇은 에코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한 믿음, 오픈소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오픈 거버넌스에 대한 믿음과 감사, 그리고 오픈소스 방식 - 자유로운 활용 이후 커뮤니티/사회에 공헌하는-에 대한 믿음을 공유해왔다.
지미 로메티 IBM CEO는 "진정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점에 직면한 많은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Red Hat과 IBM은 오픈소스의 미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테크놀러지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위한 시도들을 지속하겠습니다"라면서 "결국은 어떻게 사람들과 조직이 일하는지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입니다. 오픈소스 세계의 클라우드, 신뢰성 있는 인공지능(AI), 블럭체인 (리눅스에 기반한 하이퍼레저드) 등과 같은 새로운 가능성들이 모두 오픈소스 언어와 퀀텀 컴퓨터 클라우드들과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다. 개방성과 공유가 오픈소스의 리더인 Red Hat과 함께하는 IBM의 비전이고, 나아가 클라이언트의 성공, 테크놀러지의 성공, 그리고 Red Hat/IBM의 성공을 불러올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레드햇은 독립적인 유닛으로 비지니스를 지속하게 될 것이고, Red Hat과 함께 IBM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스택과 같은 하나의 완벽한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는 결국 클라이언트에게 새로운 가능성이자 기회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IBM이 왜 지금 레드햇을 인수했을까.
로메티 IBM CEO는 "두 회사는 단순한 파트너를 넘어서 오픈소스의 리더로서 역할해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레드햇의 독자적인 기업 문화 (오픈 오가니제이션)와 함께 하나의 공동체로서 오픈시프트 플랫폼을 통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달성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라면서 "이는 단순히 기업 내부적인 비전이었을 뿐 아니라 우리의 고객들과 파트너들이 우리에게 기대했던 바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두 기업의 파트너십은 완벽한 타이밍에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특히 그가 청중들로부터 가장 큰 박수를 받은 부분은 "문화는 굉장히 중요하고 레드햇의 성공에 대해서는 의심할 바가 없습니다. IBM은 100년 이상의 기업 문화를 지닌 훌륭한 기업이고, 두 기업이 가지고 있는 오늘의 기업 문화가 다르더라도 오픈소스의 가치를 지키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서 동일한 미션으로 함께 일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힌 대목에서다.
회사의 미래에 대한 대답을 들은 이후엔 다양한 고객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델타항공의 경우 라훌 사만트(Rahul Samant) 수석 부사장겸 CIO(Executive Vice President and Chief Information Officer)가 연단에 올라 델타의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기술 기반을
현대화하는 전환 과정에 착수한 배경과 성과에 대해서 말했다.
그는 "약 2년 전 엔터프라이즈 전반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했고, 모든 조직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취합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고객 터치포인트 데이터를 내부적으로 활용했을 뿐 아니라 프론트라인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들에게 공유해서 고객들의 요구 사항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탑승 48시간 이내에 기내식을 선택할 수 있고 오래된 RFID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된 싱글 클릭 체크인도 가능해졌다. 오픈시프트를 활용한 API를 빌드해서 이뤄낸 성과들이다.
델타항공의 경우 레드햇의 고객이면서 동시에 IBM의 고객이기도 하다. 그는 "두 기업이 하나가 되었을 때 싱글 엔터프라이즈 라이선스 가격적인 우대 정책이 있을지 궁금합니다"라고 말했고 청중들도 폭소로 화답했다. 이에 대해 짐 레드햇 CEO는 "독립적인 유닛으로 독자적인 가격 정책이 유지될 겁니다"라고 할인은 없다고 화답했다. 청중들의 폭소는 이어졌다.
엑슨모빌과 록히드마틴의 사례 발표에 이어 아시아 기업의 성공 사례로 싱가포르의 DBS 은행이 소개되었다. DBS 은행은 3년 동안 문화 변화에서부터 직원 사고 방식에까지 디지털 아젠다에 중점을 두며 기술 인프라를 재설계하고 빅데이터, 생체인식(biometric) 및 AI를 활용했다.
데이비드 글레드힐(David Gledhill), DBS 그룹 CIO 겸 그룹기술운영책임자(group chief information officer, and head of Group Technology & Operations)는 "DBS는 중국 등지에서 소개된 알리페이와 같은 디스럽티브 뱅킹 (disruptive banking) 을 참고하여 더이상 물리적인 뱅킹 (브랜칭)은 고객의 요구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라면서 "이후 DBS는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애플 등과 같은 기업들이 가진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를 연구하고 그들이 제공하는 고객 경험을 DBS에 도입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결국 Red Hat과 함께 오픈소스 스토리지 파운데이션을 구축하고,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뱅크리스 (bank less) 혹은 뱅킹 인비저블 (banking invisible)한 애플리케이션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일상 생활에 깊숙히 침투하여 DBS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에코 시스템의 가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성과를 밝혔다.
마지막 초대 손님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였다. 레드햇 서밋에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참석할 정도로 세상은 바뀌었다. 짐 화이트허스트 레드햇 CEO가 MS CEO를 무대로 초대하고 그가 등장하자 객석을 가득채운 청중들도 환호와 박수로 그를 맞았다.
레드햇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레드햇 오픈시프트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레드햇과 공동 개발한 솔루션을 통해 업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프로젝트인 쿠버네티스(Kubernetes) 플랫폼을 갖추게 됐다. 두 회사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최초로 공동 관리되는 오픈시프트(OpenShift) 출시했다.
이번 발표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자 행사인 빌드 2019에서 쿠버네티스 이벤트 드리븐 오토스케일링(Kubernetes Event-driven Autoscaling, KEDA) 프리뷰를 공개했다. 레드햇(Red Hat)과 협력해 쿠버네티스 상의 서버리스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컨테이너의 배포를 지원하는 오픈소스 컴포넌트를 선보인 것. 애저 펑션(Azure Functions)을 쿠버네티스 클러스터(cluster)의 컨테이너 형태로 배포할 수 있는 호스팅 옵션을 제공한다. 오픈시프트(OpenShift)를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라면 애저 펑션 프로그래밍 모델과 스케일 컨트롤러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 시대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맹도 없다는 걸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테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