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가 바라본 AI 그리고 오라클의 비전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1년 전 등장한 생성성 AI가 모든 걸 바꾸고 있습니다. 오라클의 모든 걸 확실히 바꾸고 있습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이사회 의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79세의 노장은 '미래를 위한 오라클의 비전'이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전세계 테크 진영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AI에 대해 다뤘다.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는 오라클이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마련한 대규모 행사다. 올해 화두는 역시 'AI'였다.


그는 현재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경쟁을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더 나은 AI 구축을 위한 전세계적인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생성형 AI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새로운 컴퓨팅 기술일까요'라고 자문하고 "아마도 그렇다"고 답했다. 생성형 AI를 통해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음악을 작성하고 컴퓨터 코딩도 가능하다. 심지어 자율 주행 자동차에도 적용되고 신약 개발은 물론 병원의 업무에도 적용돼 많은 걸 바꾼다.


현재 벌이지고 있는 일을 소련이 1957년 10월 4일에 발사한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성공에 비유했다. 스푸트니크 1호 성공은 미국은 엄청난 쇼크를 받았고 우주 경쟁을 앞당긴 계기가 되었다. ChatGPT 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엄청난 반응에 AI 경쟁이 불붙었다.


그 근간이 되는 클라우드 분야에서 오라클 클라우드는 생성형 AI 모델들을 훈련 시키기위한 최고의 클라우드라고 강조했다. 자사 경쟁력으로 오라클 2세대 클라우드는 초 초고속 'RDMA(Ultra-Fast Remote Data Memory Access)와 2배 빠른 속도와 절반 비용의 훈련 비용, 다양한 고객들을 꼽았다.


RDMA는 고속 네트워크를 통한 메모리간 데이터 전송 기술로 CPU를 사용하지 않고 메모리에서 메모리로 직접 원격 데이터를 전송한다. CPU 작업이 많이 줄면서 기기간 I/O도 줄여줘 궁극적으로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코히어와 X(이전 트위터)를 비롯해 수많은 기업들이 OCI를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와 협력 내용도 공개했다.


OCI는 OCI 컴퓨트(OCI Compute)에서 엔비디아 H100 텐서 코어 GPU(H100 Tensor Core GPUs)를 정식 제공하고, 엔비디아 L40S GPU도 곧 지원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H100 GPU를 사용하는 조직은 엔비디아 A100 텐서 코어 GPU(A100 Tensor Core GPU)를 활용할 때보다 AI 추론 성능이 최대 30배 향상되고, AI 훈련이 4배 향상된다. H100 GPU는 LLM 훈련과 실행 과정에서 추론 등 리소스 집약적인 컴퓨팅 작업을 위해 설계됐다.


많은 기업들은 워크로드의 타임라인과 규모에 따라 OCI 슈퍼클러스터(OCI Supercluster)를 통해 고성능, 초저지연 네트워크를 사용해 단일 노드에서 최대 수만 개의 H100 GPU로 엔비디아 H100 GPU 사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OCI 슈퍼클러스터는 엔비디아 H100 GPU들과 앞서 밝힌 오라클 클라우드 RDMA 네트워크로 연결해 구성했다. 최소 512GPU 클러스터에서 최대 1만 6000개 GPU 클러스터로 확장이 가능하다. 노드 대역폭과 슈퍼클러스 대역폭도 초저지연이라고 강조했다.


래리 엘리슨 CTO는 "클라우드 시간은 돈입니다. 우리는 두 배 빠르게 실행하고 절반 비용이 듭니다. 세 베 빠르게 실행하면 비용은 1/3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AI 모델을 훈련하는 이유입니다"라고 차별성을 설명했다.


그는 오라클은 오랫동안 AI를 활용해 왔지만 지금 AI는 다르다고 전하고 생성형 AI는 혁명이고 혁신적이고  오라클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프라를 마련한 후 오라클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에 대한 변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래리 엘리슨 CTO는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일에 AI를 중심으로 만들고 애플리케이션 구축 방법이나 실행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은 현대적인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AI 앱 개발을 위한 도구 등도 AI 시대에 맞게 기능을 대거 업데이트 했다. 오라클 에이팩스(APEX)는 웹과 모바일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엔터프라이즈 로우코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다. 기업 내부 인프라에 구축해서 사용하거나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이 향상되어 코드를 손으로 작성하지 않고도 생성할 수 있다.


오라클이 데이터베이스 전문 기업에서 출발한 만큼 데이터베이스 제품 기능 업데이트는 물론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들도 선보였다.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23C, 오라클 엑사데이터 엑사스케일, 오라클 글로벌 분산형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엘라스틱 리소스 풀이 대표적이다. 특히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23c에 AI 벡터를 사용하는 시맨택 검색 기능을 추가한다. AI 벡터 검색 기능 모음은 새로운 벡터 데이터 유형, 벡터 인덱스, 벡터 검색 SQL 연산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고객들은 학습 데이터를 오라클 벡터 데이터베이스에 넣고 빠르게 학습할 수 있게 이동시킬 수 있다. 다음에 데이터 인텔리전스를 통해 분석을 하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에 있는 AI를 사용해 데이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고객의 데이터베이스 관리자를 최소화시키는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오라클 스스로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오라클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SaaS 제품군인 넷스위트, 퓨전 앱 등 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클라우드에 있는 모든 것들이 자율 데이터베이스가 될 것"이라고 전하고 "인간의 노동이 없다면 훤씬 더 안전합니다"라고 말했다. 휴먼 에러가 시스템 운영이나 보안 문제에서 더 큰 이슈라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코로나 이후 오라클의 기술 행사에서 헬스케어 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오라클은 2021년 약 300억 달러(당시 한화로 약 35조 5500억원)를 들여 세계 1위 전자건강기록(EHR)과 기타 의료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서너'를 인수한 바 있다. 올해엔 새로운 퍼블릭 헬스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선보였다. 익명화된 서너 EHR 데이터를 코히어 AI 모델을 사용해 훈련시킨다. 이를 통해 암 관련 슬라이드를 AI 통해 암을 진단할 수 있다. 의사가 텍스트나 음성을 통해 이를 찾고 활용할 수도 있다.


임상 관련한 데이터들을 잘 모으고 활용하는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 맞춤 의학이 가능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래리 엘리슨 CTO도 79세인 만큼 의사 진료 후 처방받아 약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를 모두 활용하게 되면 향후에 개개인에 맞는 단백질을 제공할 수 있고 의사들이 어떤 치료제를 환자에 제공하는 게 더 나은 결정인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또 의료 분야 센서와 로봇 관련한 기능도 제공하고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센서와 로봇은 헬스케어 분야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농업 분야에서도 이를 활용하고 적용하고 있다. 최근 전세계 경기 둔화로 주목받던 농업 관련 스타트업들이 대거 파산하는 와중이지만 이상 기온과 농부 인원의 감소 등으로 기계화와 정보화는 농업 분야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상 기온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실내 재배는 피할 수 없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보틱스 그린하우스로 불리는 실내 재배 시장은 인구 중심지 근처에서 재배해 식품 운송 비용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하고 매일 수확해 더 저렴하고 더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식품을 공급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같은 극심한 가뭄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토록 지원해야 하고 기후가 제어되는 건물 내에서 수작업 수확을 통해 고용 안정성과 일자리 질 향상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실내 재배에도 도전 과제가 있다. 지역 태양광 발전 같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비용 효율적이어야 한다. 또 표준 인클로저, 관개 시스템과 센서와 로봇 등 재배 시스템도 완벽히 갖춰야 한다. 표준 배송 컨테이너를 통해 배송 비도 저렴해야 하고 스마트팜 구축 비용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로봇들은 항상 클라우드나 위성에 연결되고 다양한 작품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또 센서로 대량의 AI 학습 데이터 수집해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헬스케어 분야와 실내 농업은 고령화와 기후 온난화로 인한 식량 부족 문제 해결이라는 점에서 미래 문제에 대한 대응이다. 피할 수도 없고 대규모 시장도 존재하는 영역이다.



이날 행사에서 오라클은 미래 컨셉트 카로 사이렌과 오라클 브랜딩으로 장식된 콘셉트 사이버 차도 공개했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을 법 집행과 공공 안전 영역에 적용한 '차세대 경찰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래리 CTO는 무척 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5G와 위성 연결이 되어 있고 응급 구조대원과 소방관, 경찰관 등이 오디오와 비디오 연결이 가능한 착용 가능한 웨어러블 컴퓨터를 입고 경찰과 소방 지위 센터에서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다. 병원으로 확장되면 응급 상화 지휘 센터에서 이송중인 환자를 돕는 응급 구조대원을 지원할 수 있다.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행사 직전에 공개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도 다시 한번 거론했다. 두 회사의 협력으로 고객은 단일한 데이터센터 내에 애저 서비스와 완전 관리형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함께 배포할 수 있다. 여기에는 오라클 엑사데이터 데이터베이스 서비스(Oracle Exadata Database services), 오라클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서비스(Oracle Autonomous Database services), 오라클 리얼 애플리케이션 클러스터(Oracle Real Application Clusters, RAC)에 대한 지원도 포함된다.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를 위한 신속한 대응 및 해결책 제공을 위한 공동 지원 모델도 함께 개발했다.


사티아 나델라, Microsoft 회장 겸 CEO, 래리 엘리슨, Oracle 이사회 의장 겸 최고 기술 책임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구매 및 계약 프로세스 역시 대폭 간소화했다. 이제 고객은 기존에 보유한 애저 계약을 바탕으로 애저 마켓플레이스(Azure Marketplace)를 통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애저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자체 라이선스 가져오기(Bring Your Own License, BYOL), 오라클 서포트 리워드(Oracle Support Rewards) 프로그램 등 기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라이선스가 제공하는 혜택 역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행보는 고객들의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적극 지원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략이다.


그는 어떤 클라우드를 사용하던 데이터는 고객의 것이라고 말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데이터센터 내부에 오라클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매우 빠르게 구성하고 요금도 없고 데이터 송수신 수수료도 없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런 협력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의 경우 OCI에서만 제공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OCI 특화 서비스도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안으로 들어가 고객에게 제공한다. 오라클은 이미 실시간과 분석, AI 지원 등을 제공하는 MySQL 히트웨이브를 아마존웹서비스에서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초저지연 네트워크로 연결해 애저 포털에서 OCI에서 제공하는 MySQL 히트웨이브를 사용할 수 있다. 이번 협력은 거기서 더 크게 나아갔다. 기업들이 레거시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완전히 이전할 때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OCI 모두 선택할 수 있다.


AI가 가져올 미래못지 않게 이런 유연한 움직임이 오라클의 미래가 아닐까 싶었던 기조연설이었다.


한편,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2023에서는 사프라 카츠 오라클 CEO와 우버, 에머슨, 로블로컴퍼니 등 다양한 고객사들의 CEO가 나와 비즈니스를 재구성할 때 클라우드로 가능해진 내용들에 대해서 이야기도 나눴다. 현재 기업들은 인플레이션,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지속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사프라 카츠 오라클 CEO는 고객들이 처한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이들은 변화와 기회를 피하는 대신 이를 포용합니다"라고 전하고 "그들은 도전 과제를 발견하고 이에 적응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하기 위한 동기로 삼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데이터, 컴퓨팅, GPU, 모든 기술이 한데 모이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습니다"라고 전하고 "아마도 수십년 동안 기술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오라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도 나섰다. 우버는 2010년부터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에는 우버 이츠 같은 배달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우버 이츠는 전체 사업 비중이 초기 5%에서 현재 50%까지 치솟고 있다.


그는 "이제 우버는 진정으로 모빌리티 회사가 되었습니다"라고 밝히고 "가고 싶은 곳,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일상 생활을 위한 운영체제가 되고 싶습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좋은 일이 일어납니다"라고 밝혔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