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놀랄 때가 아니다! 더 몰임감 높고, 더 재미있는 영상의 시대가 온다 ~
현대인은 스마트폰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중독을 치유하기 위해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나날이 힘을 받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현대인을 몰입하게 하는가? 바로 콘텐츠다.
우리가 늘 휴대하고, 곁에 두는 모바일 장치는 현대인이 문화와 여가 생활을 즐기는 안식처다. 거실에 온 가족이 모여 앉아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각자 자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웹툰, 소설, 드라마, 영화, 음악을 즐긴다. 시장 조사 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 평균 2시간 30분을 통화 이외의 목적으로 모바일 장치를 쓴다. 이 시간은 앞으로 더 늘 것이고, 사용자는 더 많은 장치로 문화와 여가 생활을 할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진화를 이끄는 것은 장치와 통신의 발전이다. 인터넷 시대에는 주로 PC로 콘텐츠를 접했다. 당시 소비 방식은 파일을 다운 받아 보는 것이었다. 토렌토나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를 받아 이를 PMP(Personal Media Player)에 저장해 보았다. 너무나 익숙한 일상이던 파일 다운로드와 복사는 빠르게 옛 기억이 되고 있다.
기가인터넷/4G 통신 환경이 스마트폰을 만나면서 새로운 콘텐츠 유형과 소비 패턴이 자리 잡았다. 웹툰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출판은 모바일 열풍을 타고 새로운 유행을 이끌었다. 그리고 동영상, 음악, 게임은 스트리밍(streaming)을 통해 모바일 시대에 적응했다. 통신 속도와 네트워크 대역폭의 제약을 기술로 넘어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콘텐츠 생산과 소비가 ‘실시간’ 위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크고 무거운 파일 원본을 일일이 다운 받지 않고 가볍게 스트리밍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콘텐츠 제작사, 배급사 입장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아짐을 뜻한다. 소비자는 더 간단하고 편리하게 디지털 컨텐츠를 접하고, 제공자는 더 많은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아마존(Amazon) 프라임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는 앱을 이용해 아마존이 제공하는 영상과 음악을 즐길 수 있다. PC에서는 브라우저를 띄워 이용하면 된다. 파이어 TV 스틱(fire TV stick)으로 거실에 있는 TV나 방에 있는 모니터에 연결해 볼 수도 있다. 게임도 스트리밍 방식으로 파이어 TV 스틱으로 할 수 있다.
스트리밍 사업자는 더 정교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넷플릭스(Netflix)를 예로 들어 보자. 넷플릭스가 뜬 이유 중 하나는 ‘추천 알고리즘’ 때문이다. 시청자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제안한다는 것은 상당한 수준의 데이터 분석 능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넷플릭스의 예에서 보듯이 디지털 콘텐츠 업계는 빅 데이터 분석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준 높은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OTT(over the top) 사업자와 스마트 TV 업체 모두 맞춤형 추천을 중요한 사용자 경험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분석을 넘어 감성 분석(sentimental analysis)까지 정교함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사용자의 성별, 나이, 시청 이력 등에 대한 분석을 넘어 이제 시청자의 심리 상태까지 고려해 컨텐츠를 추천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스트리밍은 개인 방송 영역까지 그 쓰임이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실시간 개인 방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개인 방송의 대명사 아프리카TV 외에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소셜 미디어에 있는 지인들에게 방송할 수 있는 미어켓(Meerket), CCTV로 관광 명소, 축제 등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스마일서브의 클라우드 기반 IP 카메라 등 신개념 개인 방송 수단이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소비자를 위한 장치와 서비스만 다양해지는 것이 아니다. 창작자 역시 새로운 도구와 기법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3D 카메라와 저작 도구다. 3D 카메라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기록한다. 3D 정보는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원천으로 쓰인다. 예를 들어 3D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나 3D 저작 도구로 구현한 게임을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랜즈나 페이스북에 인수된 오큘러스 리프트 같은 HMD(Head Mount Display) 장치로 즐기면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을 느낄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는 꾸준히 늘고 있다. 게임 쪽에서는 개념 검증 차원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신기술 수용에 발빠른 광고와 영화계에서도 가상, 증강 현실로 표현한 작품을 내놓고 있다. 2015년 1월에 열린 선댄스영화제에 가상, 증강 현실 기술을 활용한 영화가 다수 출품되었다.
한편 디지털 콘텐츠는 무한 복제가 가능하고,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국경을 가리지 않고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국가, 지역별 디지털 컨텐츠 이용에 제한이 있다. 예전에 DVD에 지역 코드를 적용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디지털도 마찬가지다. 동영상의 경우 지역별 시청 제한을 두는 것은 기본이다. 음악의 경우도 스트리밍 서비스는 국가 별로 앱 설치 제약을 두는 경우가 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VPN(Virtual Private Network)을 이용하는 사용자도 느는 추세다. 유명 VPN 앱들의 선전 문구에 “해외에서도 넷플릭스를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이해되는가?
5G 시대가 열리면 우리는 더 새롭고, 흥미로운 디지털 컨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더 빠른 통신 속도,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갖춘 모바일 장치는 우리에게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더불어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는 더 커지고, OTT 사업자와 대형 포탈/검색, 소셜 미디어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또한, 국가별 이용 제한을 우회하기 위해 VPN을 쓰듯이, 넘치는 광고를 피하기 위해 방법 역시 다양하게 제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