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넥슨 사옥에 시위 나선 여성들
[서준석 테크수다 PD seopd@techsuda.com]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 앞에 성난 여성들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지난 19일 넥슨의 온라인게임 '클러저스'의 '티나' 목소리를 녹음한 성우 K 씨를 교체하기로 발표한 데에 따른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였습니다.
넥슨은 지난 19일 클로저스 사이트 공지사항을 통해 "7월 21일(목) 업데이트 예정인 신규 캐릭터 ‘티나’의 성우가 오늘(07/19)부로 교체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유는 티나 성우를 녹음한 K 씨가 자신의 SNS 계정에 흰 티를 입고 찍은 사진 한장을 올린 데서 비롯됐습니다. K 씨가 올린 사진 속 흰 옷은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커뮤니티 '메갈리아'가 제작한 옷으로, 페이스북이 메갈리아 계정을 삭제 조치한 것에 반발해 페이스북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면서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티셔츠입니다.
K 씨가 이 옷을 트위터에 올린 것이 누리꾼들 사이 퍼지기 시작했고, 결국 넥슨 측은 성우의 목소리를 게임에서 걷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넥슨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클로저 여러분의 우려 섞인 의견들을 확인하였고 업데이트를 며칠 앞둔 상황에서, 급히 성우 교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클로저스 유저들이 불만을 표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러한 넥슨의 조치에 페이스북 커뮤니티 '강남역 10번 출구'는 부당함에 맞선다는 취지의 시위를 21일, 25일 양일간 넥슨 사옥 앞에서 진행한다고 예고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의 당사자인 K 씨가 넥슨에 직접적으로 향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고, 장소를 홍대로 변경합니다. 하지만 이 커뮤니티는 "다른 주최단위의 주관 하에 집회가 진행된다"고 알렸습니다.
7월 22일, 시위는 예고한 대로 진행됐습니다. 현장에는 약 25명(오전 11시 30분 기준)의 여성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현장에 함께 나와 있던 경찰 관계자는 "사전에 신고한 합법 집회다"고 설명했습니다.
메갈리아 커뮤니티는 "시위의 주최는 특정 단체에 소속된 것이 아닌 개인이며, 뜻을 함께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든지 함께 할 수 있습니다"라고 커뮤니티 페이지를 통해 공지했습니다.
시위 현장에 모인 여성들은 "여혐주의 넥슨불매", "여자 입 막은 넥슨은 사과하라", "K 성우의 목소리를 게임에 도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페미니스트 성우 부당 교체한 넥슨, 그대는 싸구려 여혐기업", "페미니스트의 목소리를 막지 말라", "티셔츠는 해치지 않아요" 등의 피켓을 준비해 시위 현장에 비치했습니다.
다행히 우려했던 반대 세력과의 충돌(7월 22일 11시 30분 기준) 등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넥슨은 이번 시위 이전에도 계열사인 넥슨지티의 신규 FPS 게임 '서든어택2'가 선정성,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은 바 있습니다. [테크수다 Techsu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