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 기업에 최대 330억 원까지 투자"…中 VC '제이슨 쉬' 모던캐피탈 대표

[서준석 테크수다 PD seopd@techsuda.com]"지금까지는 금액적인 투자보다는 사업적으로 관계를 만들어주거나 방향성을 제안해주는 등 인큐베이팅 쪽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앞으로는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계획중입니다"

제이슨 쉬(Jason Xu, 捷) 모던캐피탈(Modern Capital) 대표가 한국 기업 투자 방향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내 1개 기업에 최대 3,000만 달러(약 330억 원)까지 투자할 용의도 있다고 말해 귀를 의심케 했습니다. (예? 위안 아니고 달러 맞아요?)

번역해주신 분이 단위를 잘못 번역한 게 아닌가 싶어 다시 물었는데, 분명히 3,000만 달러가 맞다네요.

"물론 모던캐피탈이 독자적으로 3,000만 달러 전부를 투자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저는 DT캐피탈에 있을 때부터 한국 기업에 관심이 많았고, 지금까지 총 10곳에 투자를 이끌었습니다. 이쪽에선 나름 전문가입니다. 그 때문에 제 주변엔 한국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이슨 쉬 대표를 만난 건 지난 7월 27일. 모던캐피탈과 텐센트가 한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스타트업 경진대회 '2016 Korea Internet+Start-up Competition open day'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덕이었습니다. 행사 전날 몇 명의 기자들과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죠.

2016 Korea Internet+Start-up Competition open day





솔직히 제이슨 쉬 대표의 첫인상이 너무 평범해서 놀랐습니다. 짧은 스포츠머리에 반소매 카라티, 면바지 차림이었는데요. 중국의 투자자라고 해서 사실 조금 더 대단한 이미지를 생각했었습니다. 거대한 풍채에 비싼 명품 정장을 입고 한족 손으로 애완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너스레를 떠는 이미지를 떠올렸거든요(이건 약간 악당인가…….). 어쨌든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제이슨 쉬는 중국의 DT캐피탈 파트너 출신으로 2015년에 한국과 일본에 집중하고자 모던캐피탈을 설립했습니다. 그 때문에 DT캐피탈도 출자자 중 하나로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DT캐피탈 재직 당시에 한국 8개 기업에 투자한 이력이 있으며, 모던캐피탈에서는 2개 회사에 투자해 총 10번의 한국 기업 투자를 이끈 인물입니다.

제이슨 쉬가 투자를 이끈 대표적인 회사로는 ‘덱스터(Dexter)’, ‘라파스(Raphas)’, ‘스마트스터디(SmartStudy)’ , ‘마이뮤직테이스트(MyMusicTaste)’ 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투자한 회사들 대부분은 이미 비즈니스모델이 어느 정도 갖춰진 회사들이었는데요. 이제는 초기 투자부터 인큐베이팅까지 함께 성장하는 쪽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초기 투자라고 하더라도 3,000만 달러는 상당히 큰돈인데요. 제이슨 쉬 대표는 이 돈이 중국 사정과 비교하면 절대 큰돈이 아니라는 듯 말합니다

"중국에서는 일단 시장을 장악해 버리는 게 우선입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서 일단 그 시장을 장악해 버립니다. 규모 면에서 한국이랑 차이가 있죠."

이 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막대한 중국발 자금으로 시장이나 유통망을 장악해 버리면 사실 국내에선 게임이 끝나는 거니까요. 모던캐피탈이 작정하고 한 기업을 띄우겠다고 맘먹으면 죽은 기업도 살리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000만 달러면 지금까지 하던 사업을 접고 신규 사업을 해도 될 만한 자본이니까요.

참고로 지난해 국내 VC(벤처 캐피탈) 중 국내 기업에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한국투자파트너스입니다. '65개' 기업에 총 '1,551억 원'을 투자했죠. 1개 기업에 3,000만 달러(약 330억 원)까지 투자하겠다는 말이 얼마나 도전적인 것인지 비교가 되나요?
지난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벤처캐피탈은 한국투자파트너스로 65개 기업에 총 1,551억 원을 투자하였고,? 그 다음으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27개 기업에 960억 원, 프리미어파트너스가 7개 기업에 807억 원을 각각 투자했다.
- 벤처스퀘어 <2015 벤처투자 현황, 투자액 2조 858억 원 기록> 기사 중
모던캐피탈은 오는 8월에 일본 지사를, 올해 안에는 한국 지사를 설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투자 1순위는 문화 콘텐츠 업체입니다. 그 이유는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제가 한국에 관심을 가진 건 아내 덕이었어요. 한국으로 출장을 처음 오게 됐을 때 아내와 아내의 친구들이 한국 화장품 목록을 잔뜩 주면서 사다 달라고 부탁했죠. 사다 주니까 엄청 좋아하더군요. 또 한국 배우나 드라마 등에 대해 중국 직원들과 이야기하거나 사인을 받아다 주면 환호하는 걸 보고 한국 콘텐츠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제이슨 쉬가 투자를 할 때 가장 집중적으로 보는 건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국내 VC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꼈는데요. 특히 '기업윤리' '성실성' '넓은 시야와 전문 능력'을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고 합니다.

현재 모던캐피탈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중소기업청 등의 정부 기관과도 지속적은 스킨십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국에 상주하고 있는 모던캐피탈 직원들이 홈페이지(중국어인 게 함정...)를 통해 접수되는 영문 IR 자료를 수시로 검토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스타트업은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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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쉬 모던캐피털 대표



Q.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모던 캐피탈(Modern Capital,马笛儿 )은 DT캐피탈의 파트너 출신인 제이슨 쉬가 2015년에 설립한 투자회사로 DT캐피탈도 출자 자 중 하나로 참여했습니다. 중국 뿐 아니라 동아시아 크로스보더 딜에 집 중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의 두 회사에 투자했으며, 일본에 자회사를 두 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하드웨어 및 사 물인터넷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중국에서 한국에 활발하게 투자하는 팀을 이끌어 왔으며, 지난 2년간 ‘네이처리퍼블릭(Naturerepublic)’, ‘덱스터(Dexter)’, ‘라파스(Raphas)’, ‘스마트스터디(SmartStudy)’ , ‘마이뮤직테이스트(MyMusicTaste)’ 등 10개 한국 기업에 투자했습니다. 푸단( 复旦)대학교를 졸업했으며, CEIBS (中欧国际工商学院 ) 에서 유럽연합 전체 장학금을 받으며MBA를 수료했습니다. 또한CKGCS(长江商学院)EMBA를 수료했습니다. DT 이전에는Pricewaterhouse Coopers ( 普华永道)에서 근무했습니다.

Q. 한달에 한 번 이상은 한국에 방문할 정도로 한국에 자주 방문하고 한국 기업을 집중 투자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첫째로 중국 시장은 높은 수준의 콘텐츠과 소비 제품에 수요가 높습니다. 한국 상품과 콘텐츠는 내용면에서도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수준이 높습니다. 또한 서구 제품과 비교했을 때 중국인의 취향과 소비 행동에도 적합합니다. 둘째로, 제가 중국에서 10년간 VC로서 일하며 쌓아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시장에서 성장하는 것을 도울 수 있습니다.

Q. 그동안 어떤 회사에 투자 하셨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크게 세 분야에 투자했습니다. Consumer Products(대중 소비제), Culture Entertainment(문화 엔터테인먼트), Market-leading Hardware(시장을 선도하는 하드웨어)입니다. 우리가 투자한 b2link는 100만여종의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의 주요 판매점인 왓슨스(Watsons, 屈臣氏),티엔마오(天猫)、쥐메이요우핀(聚美优品) 등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Culture Entertainment쪽으로는 Dexter가 있습니다. 아시아 최고의 Visual FX제작회사로 중국에서 이미 다수의 3D영화를 제작했습니다. Innomdle Lab은 한국의 선두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공합니다.

Q. DT에서 나와 모던캐피탈을 창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동안 한국시장과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소비분야에 투자했습니다. 이 분야의 스타트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모던 캐피탈을 창업했습니다. 한 번의 스핀오프(Spin off)를 거쳤으며, DT도 모던캐피탈의 초기 출자자로 참여했습니다.

Q. DT 때부터 한국 기업에 활발히 투자하였고, 현재 일본에 지사를 만드셨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한-중-일 창업 생태계의 바람직한 모습은 어떠한 모습인가요?
한국의 창업생태계는 활기가 넘칩니다. 우수한 분야에 투자하여 그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투자 단계나 범위도 광범위하고 투자 횟수도 많습니다.

일본은 콘텐츠와 제품이 많이 축적 되었고 수준 또한 높습니다.하지만 창업 분위기가 위축되었습니다.일본에서는 중국보다 우수한 일본의 콘텐트,제품 분야의 합작을 중점적으로 합니다.자기경영을 기반으로 하며,사업이 어느정도 성장한 후에는 벤처투자를 통해 회사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것인지를 고민합니다.
중국시장은 넓습니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시장 수요에 맞게 우수한 콘텐츠와 제품이 필요합니다. 중국의 창업생태계 역시 활기를 띄고 있으며, 플랫폼, 제품 등등 창업 기회 또한 많습니다. 플랫폼이나 특정 창업 아이템 혹은 대기업 까지도 한국, 일본의 협업 파트너를 찾을 수 있습니다.

Q.투자자로서 본인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창업가와 함께 일하고,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모던 캐피탈의 사명입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돕고, 저 역시 시간을 100% 할애해 창업가와 함께 일합니다. 투자기업을 위해 전략을 짜고, 자원을 통합합니다. 저는 투자시장(중국 대륙, 홍콩, 미국)에서 혹은 창업가로서 14년간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자본시장의 변화가 창업자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상이한 시장과 시기에 획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창업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Q. 직/간접적으로 투자 기업에 어떠한 도움을 주시나요?
우선 업무적으로 직접적인 도움 줍니다. 예를 들어 b2link의 경우, 왓슨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왓슨은 중국의 가장 큰 의약,미용 체인점입니다. 둘째로 파트너 회사를 추천하거나 협업을 성사시킵니다. 예를 들어 한 화장품 중계업체의 경우 중국에서 이미 투자를 받은 중국 최대의 화장품 콘텐츠회사와 협업 협의중에 있습니다.

Q.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첫째는 콘텐츠와 디자인입니다. 완성도가 뛰어나며 중국 시장에도 적합합니다. 한국이 디자인 인재를 우대하고, 디자인 문화를 존중하며, 서양에서 유행하는 문화에 아시의의 특성을 잘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전반적으로 한국 창업가들은 성실하며 능력이 있고, 회사를 위해 기꺼이 헌신합니다. 예를 들어 SmartStudy의 공동창업자는 중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상해로 집을 옯겼습니다.

Q. 투자할 스타트업을 찾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사람을 볼 때 3가지에 주목합니다. 1)기업윤리 2) 성실성 3) 넓은 시야와 전문 능력입니다.

다음으로는 사업분야입니다. 저는 두 가지 큰 변화에 투자합니다. 1)수요를 만족시키는 방법의 변화입니다. 예를 들어 지불방식의 간소화를 들 수 있습니다. 위쳇(微信, Wechat)에서는 상점을 열고 지인과 거래합니다.지인사이에 돈을 거래하고,도시와 농촌에서 상품을 직접 거래합니다.이러한 수요는 계속 존재해왔지만 지불방식이 간편해지면서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2)수요의 변화와 성장입니다.수요 변화는,속도는 느리지만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초가 견고해야합니다. 한국 기업에 투자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논리입니다.예를 들어 예전에는 중국인이 자국의 일반적인 화장품을 썼다면 지금은 한국과 일본의 좋은 제품을 찾고있습니다.특히 안전한 스킨케어 제품을 선호합니다.

Q. 중국은 세계에서 유망 스타트업이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한 곳입니다. 이미 중국 내부에서도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요?
사업모델이 복잡한 한국스타트업이 중국 스타트업과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장점은 콘텐츠, 디자인 그리고 소비 분야 모바일 서비스에서의 고급 기술력입니다. 이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을 가진 한국 스타트업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사업의 규모도 크고 거액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도 적지않게 등장했고, 이중 앞서 설명한 세 분야의 회사들이 한국 기업들과 합작해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를 원합니다. 협업모델 역시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Q. 만일 기회가 있다면, 어떠한 분야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까요?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주의해야 할 것이나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있나요?
핵심 경쟁력, 성실성, 중국 투자자나 중국 생태계를 잘 이해하는 사람과의 협력입니다.

Q. 중국은 세계에서 유망 스타트업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한 곳입니다. 내수 시장이 크다는 점 외에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시장, 규제, 교육 등)
최근 5년동안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 영역에서 창업이 활발히 일어났습니다. 중국에도 이 분야에 인재가 많습니다. 지난 20년간, 컴퓨터 기술과 모바일 인터넷 분야는 가오카오(高考,중국 수능)점수가 가장 높은 인재들이 몰리는 분야였습니다. 중국의 대입 시험은 매우 객관적이고 공정하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잠재력이 비교적 높고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중국은 과거 60년 중 40년간은 경제 기반이 매우 낙후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 먹지도 입지도 못했습니다. 창업가들 역시 마찬가지였고, 따라서 배움에 대학 열망이 높았습니다.

Q. 한국 기업에 어떠한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Consumer Products(대중 소비제), Culture Entertainment(문화 엔터테인먼트), Market-leading Hardware(시장을 선도하는 하드웨어)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입니다. 모던 캐피탈이 존재하는 이유는 한-중 창업가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향후에는 이미 투자를 받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고, 협업 파트너를 구하는 것을 도울 것입니다.

Q. 전 세계 스타트업들이 공유경제, 이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망한 스타트업 아이템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소셜 생태계에서의 상업화입니다. 예를 들어 위쳇이나 라인(Line)에서의 사업모델(오락, 광고, 전자상거래, 금융 등등) 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우수한 제품, 콘텐츠는 중국 시장에 기회가 있습니다. 모던 캐피탈이 주시 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셋째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인건비의 상승으로 인한 로봇산업, 스마트 하드웨어 분야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넷째로, 자동차 시장에서 나타날 연쇄적인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상품제조, 마케팅, 구매습관, 소유자의 변화(개인 소비자에서 대중소유로)및 이에 따른 금융증권화(securitization , 金融-證券化)를 장기적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테크수다 Techsuda][/tog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