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lipse의 추억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면 가장 불편한 게 있다. 바로 좋은 툴이다. 좋은 툴에서 개발하던 사람은 자동차를 타다가 갑자기 자전거를 타는 느낌이 들 것이다. 새로운 언어가 대중화 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면서 성공 요소이기도 하다. 자바도 초기엔 변변치 못 했다. 메모장, 에디트 플러스, 울트라 에디터, 카와,  JCreator 등등 많은 툴이 있었다. 상용툴은 꽤 괜찮은 것들이 있었다. JBuilder, Viaul Cafe, J++ 등등 상용은 대중화 되지 못 했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지금 왜 사라졌는 지 우린 알고 있다.

자바를 공부하는 것보다 더 피곤한 일이 개발 환경 세팅이었다. 새 컴퓨터가 생기거나 포멧을 하면 가장 걱정이 개발 환경 세팅이었다. PC에 일일히 환경 변수를 잡아야 하고 여러 프로젝트를 하면 환경 변수가 엉켜서 애를 먹였다. 어렵게 세팅을 하고 나면 디버깅의 난관을 만났다. 일일히 로그를 남겨서 확인했다. 안 풀리는 버그는 한 줄 한 줄 모든 데이터를 로깅해서 잡아야 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잡으면 다행이다.

초기엔 여러 툴이 있었는데 크게 두개로 모아졌다. 울트라 에디터와 에디트 플러스다. 이 두개는 자바 전용 개발툴은 아니다. 심지어 몇몇은 메모장으로 개발하는 사람도 있었다. 생산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바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어떤 툴을 써야 하냐고 물어볼 때 이거다 라고 대답할만한 툴이 없었다. 사람마다 달랐다. 이 때 등장한 것이 이클립스다.

이클립스는 이전의 툴에 비해 많은 강점을 갖고 있었다.(VisualAge) 상용 툴 같은 풍부한 기능인데 무료였다. 게다가 자바로 개발한 오픈소스였다. ibm이 만든 오픈소스 중에 가장 성공한 프로젝트가 이클립스가 되었다. 상용 IDE들은 이클립스에 밀려 서서히 퇴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클립스의 플러그인 시스템은 다양한 플랫폼의 개발도구를 빨아들이면서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젠 자바만 개발하는 툴이 아닌 모든 언어와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IDE로 영역을 넓혔다. ibm은 이클립스를 더 이상 내부에 두지 않고 재단으로 독립시켜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 냈다. 썬마이크로 시스템즈의 태양을 이클립스의 일식으로 가린다는 우스게 소리도 있었다. 이클립스는 IDE로서 의미도 있지만 자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넷빈즈의 반격이 있었으나 미미 했다. 이미 이클립스 천하였다. 이클립스에게 자극 받은 넷빈즈도 큰 발전을 했다. 넷빈즈는 이클립스가 약한 부분을 강화 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현재의 넷빈즈는 훌륭하다. 단지 깨달음의 시점이 늦었을 뿐이다. 이클립스 덕분에 상용 IDE는 거의 다 사라지고 남은 일텔리제이 정도다. 인텔리제이는 다른 상용툴과 달랐다. 자바로 개발했는데도 성능이 매우 뛰어났다. 이걸 자바 스윙으로 개발한 게 맞나 의심할 정도로 훌륭했다. 에디터에 반한 개발자들은 자비로 구매해 들고 다닐 정도였다.

결국, 이클립스, 넷빈즈, 인텔리제이 정도만 남았다. 이젠 개발자는 자바를 개발할 때 툴이 없어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떤 툴을 쓸 지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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