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1조 클럽'에 맞는 책임 경영 뒷받침할 인프라 혁신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대웅제약을 찾아가는 길은
너무나 낯익은 길이었다. 20여 년 전 기자생활을 처음 시작하고 매일 아침마다 달려가던 그 길이었기
때문이다. 옛 회사가 입주해있던 건물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회사
식권을 가지고 팀원들과 술자리를 가졌던 식당들도 몇 개가 아직 남아 있어서 더 정겨웠다. 대웅제약은
전 직장 건물 뒷편에 그 때 그자리에 여전히 건재했다.
대웅제약을 찾아가기에 앞서 올해 신년사와 관련 뉴스를 찾아봤다. 1조
클럽이 눈에 띄었다. 대웅제약은 병원처방약(ETC)과 일반의약품(OTC) 성장으로 2018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매출 1조원 클럽에 처음 가입했다. 사업 영역도
전통적인 의약제품부터 바이오와 화장품 까지 넓어져 있었다.
특히 2019년 경영 키워드는 ‘책임경영’을 꼽았다. 책임 경영은 대웅제약 구성원 모두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자율적으로 일하고, 이를 통해 창출된 성과에 대해 투명하고 확실한 보상을 진행하는 선순환 구조로 구성원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전 사장은 2019년 구체적 경영 방침으로 ▲고객가치 향상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의 가속화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사업혁신 ▲학습과 소통을 통한 직원 성장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2019년 신년사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글로벌 비즈니즈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의 관리시스템인 SAP ERP 재구축을
완료해 창의적이고 전략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해가 될 것”이라며, “올 한해 직원과 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잘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도전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적
업무환경 조성을 지속하고 책임경영 체제 정착에 힘써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는 원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1998년 제약업계 최초로 SAP를 도입해 사용해 왔다. 20여 년간 계속해서 사용해오다가 미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가능한 IT 인프라 구축을 위해 S4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번
ERP 고도화 작업으로 근본적으로 일하는 방식의 디지털 혁신을 가져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게 되었다. 인텔리전스 엔터프라이즈를 지향하는 대웅제약이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올 8월 관련 프로젝트를 끝내고 공식적으로 밝힌 자료에서 이렇게 말했다.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선겸 대웅제약 PI/IT기획팀 팀장과 이후용 아이디에스트러스트 본부장을 함께 만났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철저한 준비를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는 기업과 구성원들을 위한 경영 인프라 구축’에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관련 프로젝트명은 ‘S4 프로젝트’였다.
2018년 10월부터 진행된
대웅제약의 ‘S4 프로젝트’는 SAP S/4 HANA 시스템 구축으로 업무 비효율을 제거하고 속도(Speed),
표준(Standard), 스마트(Smart)한
ERP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임직원 모두가 회사의
성과와 현안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직원들의 성과와 연결된 본질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SAP 피오리(FIORI) UX/UI를 국내 최초로 전 모듈에 도입해 사용자가 업무 전반에 필요한 데이터와 성과지표를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시각화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대웅제약은 관련 프로젝트를 2019년 8월 5일 완료하고
전사적으로 시스템을 적용했다.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만큼 2016년부터
사전 정보 수집과 기업 내부 업무 프로세스 개선 사항 파악, 직원들이 업무 내용 등 다양한 분야를 철저히
검토해서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젝트 기간은 대략 10개월
가량이지만 1조 클럽으로 성장한 그룹사들 인프라를 모두 업그레이드하는 만큼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올해 책임경영이라는 키워드를 꺼낸만큼 임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 성과를 내고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였다. 내부 직원들의 업무를 파악하고 사전 면담을 진행하면서 엑셀을 활용하는 업무가 70%가량으로 많았다. 특히 대부분 수작업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로봇프로세스 자동화(RPA)를 활용해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간소화시켰다. 대웅제약이 제공하는 화장품의 경우 다양한 오픈마켓에 제공하는데 이에 대한 판매데이터를
해당 쇼핑몰 관리자 화면에 들어가서 확인하고 다운받은 후 이를 다시 발송할 수 있도록 처리해줘야 하는데 이런 걸 자동화해줬더니 만족도가 올라갔다. 단순 업무는 자동화하고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서 전제 제품 판매량이나 시점파악을 하고 효율적으로 이를 마케팅
할 수 있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경영진들은 실시간 의사결정을 원했다. 고객별, 제품별, 사업소별 분석을 기본으로 제품별원가, 주문별 원가, 영업사업부 손익과 고객별 순익 등 결산이 이뤄진 다음에
과거의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는 데서 나아가 사전에 미리 예측해서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사전 경영’ 인프라인 EWS(Early Warning System)을 구축했다. 이런 시스템들은 본부장이나 사업부장 등이 필요한 자료까지 바로바로 확인하고 예측해 책임 경영 기반을 확보했다.
관련 프로젝트는 대웅, 대웅제약, 한올, 대웅바이오, DNC의 7개
공장을 모두 통합한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 프로젝트였다. 다양하게 흩어져있고 상이했던 기준 정보체계도
모두 통일하고 프로세스도 통일했다. 그동안 고객사별로 요구를 수용해 제공했던 일들을 최소화시켰다.
이후용 아이디에스트러스트 본부장은 “1사 1코드 형태로 제약사의 제품들을 통일했습니다. 제약 제품의 특성상 병원마다
중복코드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어느 병원에 어떤 제품을 제공하고 있는지 신속한 파악과 재고관리등도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대대적인 마스터 데이터 정리하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전체 시스템을 개선한 후 에러율도 0.2% 수준에
불과했는데 이 0.2%도 2018년 거래 이후에 만들어진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고 1주일 안에 수정을 마쳤다.
경영 정보 시스템의 경우 판매 예측과 실적에 대한 통함으로 향후 10일 이후의 월말 예측까지 맞춰나갈 수 있도록 했다. 판매 제품들에 대해 90%~95% 가량의 판매 수량 예측이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원가와 손익에 대해서 좀더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대웅제약은 직관적인 사용자경험(UX)를 제공하는 반응형 애플리케이션
사용자인터페이스인 SAP 피오리를 전격 적용하면서 내부 개발을 최소화했다. 피오리는 셀프 BI로 SAP UI
5(HTML5)와 SAP 넷위버 게이트웨이(SAP
Gateway) 등을 기반으로 모바일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을 지원한다. UX의 차세대 디자인은
맥락 중심의 상호 작용과 복잡한 조건 아래에서 관계형 내비게이션을 제공하며 사용자 행동 기반의 알림, 트랜잭션
모델 아래에서 실시간 협업, 생산성 도구 등 혁신적인 기능들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들은 자신들의 할일과 KPI를 연동한 화면을 바로 바로 확인하면서
업무를 볼 수 있다. 피오리를 활용해 타일을 1800여 개를
만들어서 각 직원들이 자신과 관련된 것들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이후용 본부장은 “예전에는 다양한 요구를 모두 개발해서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피오리를 보면서 이런 자체 개발은 거의 하지 않고 기능과 제공하는 내용들을 더 분석해서 어떤 내용을 자동으로 띄울 수 있는지 집중하고 있습니다. 라이선스 비용을 주면서 안에 있는 기능을 활용하지 않고 다른 투자를 통해 다시 개발하는 낭비요소를 완전히 제거한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대웅제약과 관련 그룹사는 이번 정보 시스템을 바탕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만큼 내부 직원들도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도 만들고 실제 사례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후용 본부장은 “현업과 함께 업무 자동화에 대해서도 서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지능형 업무 혁신툴을 이제 갖춘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 개인과 회사가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어제도 술 한잔 하기전에 우루사 한 알 먹었다. [테크수다 Techsu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