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딥노이드 대표, "고비용AI, 노코드 AI '딥파이'로 해결"・・・의료 분야 넘어 전 사업 확산 기대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미래 의료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하는 의사와 그렇지 않고 도태되는 의사로 나뉠 것이라는 의견도 있듯이 의대 교육과정에 의료 AI 교육 도입이 필요하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미래병원 구축의 핵심인력 양성이 중요합니다.”
김윤학 부산대 융합의과학과 교수는 지난 5월 의료 인공지능 플랫폼 전문 기업 딥노이드(www.deepnoid.com)와 협력해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노코드(No Code)와 로우 코드(Low Code) 관련 커리큘럼 마련하며서 이렇게 말했다.
딥노이드와 부산대학교는 의과대학과 함께 본과 1, 2학년 대상으로 노코딩 AI 연구 플랫폼 딥파이(DEEP:PHI)를 활용한 AI기반 의료영상 분석실무와 실시간 실습을 통해 의료AI 혁신 인재양성에 나선다.
흥미로운 협력이지만 국산 소프트웨어 회사가 대학교 특히나 문턱도 높은 의대와 교육 관련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노코드와 로우코드 관련해서는 시장이 주목한다고 해서 해당 툴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사전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 관련 이해 관계자들의 필요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야 한다. 이번 협력은 미리 준비했던 기업과 부산대 의대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때마침 친한 지인 기자가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를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옆에 앉았다. 말 그대로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은 인터뷰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2024년까지 로우코드 앱 개발이 모든 앱 개발 기능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기업의 2/3가 최소 4개의 로우코드 플랫폼을 배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리서치앤마켓의 자료에 따르면 로우코드와 노코드 시장은 2030년 1870억 달러로 커진다. 포레스터 컨설팅이 올해 200억 달러 규모로 예측한 시장이 무려 9 배 이상 커질 것으로 기대될 정도로 미래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딥노이드는 의료분야와 비의료 분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 데이터를 라벨링하는 '딥라벨'부터 시작해 이를 토대로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의료영상데이터를 저장, 관리, 확대, 축소, 조회하는 딥팍스를 개발했다. 또 의료인들이 판독 보조 인공지능 솔루션인 의료영상 진단보조 '딥AI'를 제공한다.
비의료분야 신규 영역은 AI를 활용한 보안과 국방, 산업용 기반검사, 인공지능 교육이다. 공장 자동화를 위해 설계된 최고의 딥러닝 기반 비전 솔루션인 '딥팩토리', 인공지능 기반 보안 엑스레이 AI 솔루션인 '딥시큐리티', 비전공자도 인공지능을 쉽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인 '딥에듀'를 통해 시장에 다가가고 있다.
딥파이는 의사를 지원하던 서비스만 제공하던 딥노이드가 의사들이 직접 AI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또 다른 산업 분야로 확대하기에도 용이한 범용 노코드와 로우코드 플랫폼이기도 하다. 고성능 장비나 프로그래밍 지식없이 인공지능에 관심만 있으면 간단한 모듈 조립만으로 인공지능 모델 기획과 솔루션 개발을 경험할 수 있다.
AI 문제를 노코드 AI로 해결
노코드와 로우코드 이슈는 모바일 혁신 바람과 함께 더욱 크게 부상했다. 전통 기업에 있던 수많은 개발자를 포함해 새롭게 관련 시장에 진입하던 개발자들이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을 선택하면서 디지털 혁신(DX)에 나서려던 수많은 전통 기업들은 개발자 기근 현상에 시달렸다. 이런 현상이 해결될 조짐은 앞으로도 잘 안보인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키워드가 시민 개발자다. 개발자는 아니지만 현업 전문가들에게 최소한의 코딩과 완전한 노코드 지원 툴을 가르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게임 분야에서는 로블럭스의 스튜디오나 마인트래프트의 모드 같은 게 대표적이다. 코딩 교육 열풍과 함께 주목답았던 스크래치를 떠올려도 좋다. 마이크로소프트 액셀의 매크로나 매스웍스의 매트랩이나 시뮬링크에 들어간 일부 자동화 기능을 생각해도 좋다.
이들은 딥노이드가 제공하는 딥파이 같은 노코드와 로우코드 플랫폼을 통해 프로세스 개선을 원할 때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지 않고, 말 그대로 코딩하지 않고 혹은 최소한의 코딩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노코드와 로우코드 개발 플랫폿은 개발팀에 모두 기대지 않고 개발하니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해당 문제에 직면한 팀이 해결하니 생산성 향상이 된다. 별도 개발자 고용이 없으니 비용이 절감되고 만든 앱도 쉽게 바꿀 수 있는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AI 지만 도입에 몇가지 진입 장벽이 있다. 바로 고성능 GPU 등과 같은 고가의 개발 장비 필요,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개발 환경 구축 어려움, 다양한 직군의 전문 개발 인력 부족, 인공지능 활용 방법에 대한 지식 부족 등이다.
부산대 의대와의 협력도 바로 이런 AI 도입 진입 장벽 이슈 때문이었다. 특히나 미래 의료인들에게 AI를 체험케해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었다. 부산대 의대 측에서 학생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런 고민은 비단 의료AI 분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최 대표는 이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게 노코드와 로우코드라고 말했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프로그래밍을 할 때 사용하던 툴에도 일부 자동화 기능이 있었습니다. 전 이걸 AI 영역에 확대 적용해 보고 싶었습니다. 4-5년 전부터 이 분야에 투자를 해 왔으니 대략 100억원을 훌쩍 넘을 거 같습니다"라고 말하고 "7-8명으로 시작한 담당 프로젝트는 현재 20명 이상이 참여할 정도로 커졌습니다. 관련 시장이 뜨기 전부터 이 분야에 투자해 온 만큼 후발주자들이 하루 아침에 따라오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딥노이드가 선보인 딥파이는 GUI 기반 AI 모델 설계, GUI 기반 파라미터(Parameter) 설정, 빠른 파일럿 연구 지원 , 학습 결과와 분석 지표 제공 기능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기반의 MLOps 지원으로 AI 설계와 학습, 제품화까지 한번에 가능한 올인원 AI 연구 플랫폼이다.
이 제품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진 게 아니다.
최우식 대표가 경쟁을 자신하는 이유는 많은 시행착오 덕분이다. AI 회사로 거듭나면서 내부에서 계속 사용하고 버전업을 지속하면서 확장성과 안정성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내놓고 고객 상황을 파악하는 제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의료AI 기업들 중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주력하고 시장을 확대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제품까지 만들게 되었다.
시작은 노코드와 로우코드 사용자를 겨냥했지만 하반기에는 주피터 같은 기능도 제공해 AI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주피터는 파이썬 개발 환경으로 가장 인기가 있다.
초기 의료AI 영역에 집중했지만 비의료 분야 산업에 AI를 적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노코드와 로우코드 지원 딥파이도 범용 플랫폼 영역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사, 교사, 산업 현장 전문가, 일반인들이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만 있으면 딥파이로 AI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누구나 필요한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지원이 필수적이다. 딥파이로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면 실제 개발자가 코딩한 것같은 소스코드가 함께 제공된다. 이걸 개발자들이 회사 시스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관련 노코드와 로우코드 플랫폼의 타깃은 비개발자들이다.
최 대표는 "비개발자들이 개발자들에 비해서 훨씬 많잖아요. 그 시장에서 1%만 차지해도 무척 잘하는 겁니다"라고 웃었다.
AI가 특정인들만이 다룰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비개발자들에게 알리고 이들이 AI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교육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시장은 대중화될 수 있을까.
그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예를 들어 설명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전에는 고화질 고용량의 MMORPG가 게임 시장을 주도했었다. 게임을 하려면 고성능 PC나 게임 전용 노트북이 필요했다. 카카오톡 애니팡이 나오면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AI도 전문 개발자들의 전문 영역이기는 하지만 데이터가 있고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누구나 AI 모델을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이 시장이 엄청 커질 겁니다"라고 확신했다.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 운전을 하는 일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설명도 했다.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 AI 자체를 많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AI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리적인 프로세스로 정리하는 건 중요하다. 그런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이들이 딥파이로 AI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델을 바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운전면허를 가르치는 학원이 존재하듯 딥노이드가 교육을 통해 대학생이나 고등학생, 일반인들이 논리적인 사고를 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AI 애플리케이션 만들어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앞서 밝힌대로 부산대 의대 상반기 본과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1학점 짜리 정규 수업을 진행했고 피드백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덕분에 다른 대학교 의대에서도 연락이 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우식 대표는 "수많은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환자의 상태 데이터를 넣고 대략 수술 후 5년 후 생존 확율 같은 걸 클릭 몇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라고 전하고 "전국 의과대학 40개 중에 30%~40% 정도 학교에 딥파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매진중입니다"라고 말했다. 미래 의사들이 딥파이의 최고 사용 고객이 될 수 있도록 선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aaS와 구축형 모두 제공
딥파이는 SaaS(Software as a Service)와 고객 사이트내 직접 구축 모두를 지원한다. 내부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기 힘든 병원이나 반도체,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사내 구축을 할 수밖에 없다. SaaS는 현재 자체 구축해서 제공하고 있다.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GPU를 사용하면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체 제공 덕분에 기본 용량 무료와 같은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기본 용량은 무료로 제공한다. 더 많이 사용하고 싶을 때 지불하는 형태다.
앞서 밝힌대로 관련 시장엔 마이크로소프트와 세일즈포스 같은 대형 기업들부터 전문 기업들까지 200여개 넘는 회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개발자 구인난 이슈가 쉽게 해결되지 않고 그간 개발자 의존 업무 형태의 변화도 감지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딥노이드의 딥파이는 확실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최우식 대표는 "어느 영역이나 글로벌 기업과 대기업들이 뛰어들 수는 있습니다. 저희는 이 시장이 뜨니가 만든 게 아닙니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었습니다. 이미 고객들도 생기고 있죠. 사용한 학생들의 피드백을 통해 개선도 하고 있습니다. 선점이 무척 중요합니다. 다양한 산업 현장에 차곡차곡 쌓아놓으면 된다고 봅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테크수다 Techsu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