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얼라이언스' 결성해 공공·엔터프라이즈 AI 시장 공동 대응···클루커스·누리어시스템·링네트·투라인코드·와이즈넛·위즈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 국내 주요 AI 기술 기업들이 힘을 모아 엔터프라이즈 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클루커스, 누리어시스템, 링네트, 투라인코드, 와이즈넛 등 국내 5개 기업과 최근 구글 인수 제안을 거부하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보안 기업 위즈 등 6개 기업은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호텔에서 'AX(AI Transformation) 얼라이언스'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각 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해 기업용 AI 플랫폼 구축을 위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AI 도입 수요는 높지만... 기업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AX 얼라이언스 출범의 배경에는 기업들의 AI 도입에 대한 높은 관심과 동시에 실제 도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딜로이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94%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AI를 향후 5년간 성공의 열쇠로 보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향후 10년 동안 글로벌 GDP를 7% 증가시키고, 생산성을 두 배로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와 달리, 실제 기업들의 AI 도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클루커스 홍성완 대표는 "국내 기업들의 AI 활용이 기대만큼 활발하지 않다"며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AI 기술 도입에 따른 높은 기술적 요구사항과 복잡성, 그리고 이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와이즈넛은 AI 도입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아직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기업들은 AI 도입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법론과 투자대비효과(ROI)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 "통합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 AX 얼라이언스의 전략
AX 얼라이언스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각 기업의 전문성을 결집, 통합 AI 플랫폼 구축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을 택했다. 얼라이언스의 기술 스택은 AI 인프라 구축부터 데이터 전처리, LLM(대규모 언어모델) 구축,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파인튜닝, LLMOps, AI 포털 개발에 이르기까지 AI 플랫폼 구축의 전 과정을 아우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클루커스와 링네트, 위즈가 클라우드 기반의 확장 가능한 보안 인프라를 담당한다. 와이즈넛, 클루커스, 투라인코드는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의 성능을 최적화하고 강력한 AI 모델을 구축 및 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투라인코드는 사용자 경험 최적화를 위한 MSA 및 API를, 누리어시스템은 보안 기반의 AI 포털 개발을 담당한다.
이러한 통합 접근 방식은 여러 장점을 제공한다. 우선 기업들은 개별 기술과 서비스를 별도로 선택하고 통합하는 번거로움 없이 원스톱으로 AI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각 기업의 강점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해 AI 플랫폼의 전체 성능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변화하는 비즈니스 요구사항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중복 투자와 운영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 기술력 집결... 각 사의 전문성 돋보여
AX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6개 기업은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상당한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클루커스는 데이터 및 AI 기반 클라우드 컨설팅 및 매니지먼트 전문기업으로, 3년 연속 마이크로소프트 올해의 파트너상을 수상했다. LLM 인프라 환경 구축, Azure OpenAI 및 Gemini 등 클라우드 기반 AI 도입, 코파일럿 포 마이크로소프트365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리어시스템은 UX 기반 포털 서비스 구축 전문 기업으로, 금융권의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 구축과 머신러닝, AI 기반 실시간 보안탐지서비스(FDS)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링네트는 AI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의 선두주자로, 관련 컨설팅, 구축, 운영 및 유지보수를 포함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링네트는 한국델이나 한국HP엔터프라이즈 등 다양한 서버 벤더와 협력하고 있다. AI GPU 인프라 확보 관련해 링네트측은 엔비디아 인프라는 물론 인텔의 가우드2, 하반기에 나올 가우디3, AMD 인프라 등 다양한 고객 요구에 맞게 잘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라인코드는 클라우드네이티브, MSA 등 클라우드 전문 개발사로, DX 및 AX 전환에 대한 컨설팅부터 개발, 구축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와이즈넛은 인공지능 SW 전문기업으로, 자연어처리기술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대용량 검색 SW, AI 챗봇, RAG(검색 증강 생성) 기반 생성형 AI 등을 제공한다. 특히 24년간 축적한 검색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RAG 기술이 강점이다.
위즈는 글로벌 클라우드 보안 기업으로, 포춘 100대 기업의 40% 이상이 사용하는 CNAPP(Cloud Native Application Protection Platform)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AI 파이프라인 보안을 강화한 AI-SPM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클루커스는 이미 위즈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보안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
■ 과제와 전망: 실질적 협력 체계 구축이 관건
AX 얼라이언스의 출범은 국내 AI 기업들이 엔터프라이즈와 공공 고객들의 AX를 돕기 위해 도원결의한 것으로 경쟁보다 협력을 단행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면서 각사 혼자 이런 이슈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걸 인정하고 서로의 빈틈을 채워줄 동지를 모았다.
물론 이런 협력 체계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각 기업 간의 이해관계 조정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완 대표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잠식)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통합 솔루션의 실효성도 검증이 필요하다. AX 얼라이언스는 각 기업의 전문성을 결합해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이 실제로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특히 AI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얼라이언스의 솔루션이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AX 얼라이언스가 이들과 어떻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떻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가 성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AI 에이전트와 같은 최신 트렌드에 대한 대응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AX 얼라이언스의 전략에는 AI 에이전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홍성완 대표는 "아직 통합된 AI 에이전트에 대한 고민은 이른 단계"라고 밝혔지만, 향후 이에 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결론: 국내 AI 산업 발전의 새로운 전기될까
AX 얼라이언스의 출범은 공공 영역과 기업용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시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 체계를 갖췄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각 기업 간의 원활한 협력 체계 구축,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가치 제공, 급변하는 AI 기술 트렌드에 대한 유연한 대응 등으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AX 얼라이언스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참여 기업들의 성패를 넘어, 국내 AI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리고 이를 통해 국내 AI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 AX 얼라이언스가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얼라이언스 측은 "앞으로는 실질적인 프로젝트 수행 실적으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 AI 산업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는 자체 LLM과 다양한 오픈소스 LLM을 업종별 특화 LLM으로 만들고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운영 관리 이슈가 생성형 시대 최고의 경쟁력과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이미 엔터프라이즈와 공공 영역에서 고객들과 협력해 온 경험과 축적된 기술들이 자연스럽게 생성형 AI 시대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테크수다 기자 도안구 eyeball@techsuda.com]